한국형 특허 거래소는 `시기상조`

특허를 주식처럼 거래하는 한국형 지식재산(IP)거래소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왔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IP거래소 모델 연구 결과 사업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IP거래소는 특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특허 라이선스 권리에 가격을 매겨 주식처럼 유통한다는 개념이다. KIAT는 지난 5월부터 `라이선스권 기반 지식재산거래소 모델 연구` 과제를 진행해 왔다. 특정 라이선스권자가 특허를 독점해 무분별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막고 특허의 대중적 활용을 독려하는 플랫폼과 제도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12월 제품·부품·특정기술 단위로 라이선스를 묶어 거래하는 IP거래소 `IPXI`를 출범시켜 운영 중이다. 한국형 IP거래소가 벤치마킹하려는 모델이었다. KIAT 측은 “벤치마킹하려는 IPXI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에서도 IPXI가 활성화되지는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IP거래소가 활성화 되지 못한 데는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허를 주식 형태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권을 묶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기반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연구소·대학 등 라이선스 공급자 측면에서 출원한 특허를 묶어 포트폴리오 구축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며 “수요자 측면에서도 아직 특허 라이선스를 거래소에서 사려는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KIAT 측은 “지식경제부 국가기술사업화종합정보망(NTB), 특허청 IP마트 등 기술거래 관련 사이트가 있지만 공급자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이전·거래 정보와 유통시스템이 있지만 시스템 연계가 부족해 고품질 특허 정보 제공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IP서비스업체 대표는 “거래 사이트는 특허 데이터베이스만 구축된 상태일 뿐 유통 측면에서는 거의 유명무실하다”며 “특허 거래 활성화를 위한 인식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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