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전력대란, 신재생에너지?ESS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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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전력수급 부족` `전력대란`이란 말이 나왔다. 연일 계속 되는 불볕더위와 열대야 현상 탓에 전력예비율이 `주의` 단계까지 내려가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까지 거론됐다. 전력 당국은 대규모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기업 사업장에 전력 공급을 일부 중단하는 등 비상 대책에 돌입했었다.

어떻게 하면 예비 전력 부족을 가장 합리적으로 해결할까. 먼저 전력회사가 전력수요를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수요만 잘 예측할 수 있어도 사태의 심각성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자료는 전력회사의 정확한 수요 예측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동안 전력소비 증가율은 예측치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2010년에는 한 해 전력소비율이 정부 예측치의 배를 넘었다. 지난해와 올해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수요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전력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줄인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실시간 요금제도를 도입해 자발적으로 전력 사용량을 감축하게 하는 형태가 있다. DR(Demand Response)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전기`도 엄연한 상품인데 물량(공급)이 부족해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발전소를 증설하는 것과 전력 소비자 인근에 태양광 등 분산 발전원을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지만 발전소 건립 기간이 길고 그에 따른 비용도 커서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단기간에 부족 전력을 공급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분산 발전원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의 해결책으로 태양광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요즘 들어 다양한 용량의 태양광발전소가 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모듈 온도가 올라가면 출력이 조금 감소하는 특성과 모든 신재생 발전원의 공통된 문제인 발전량과 시간을 제어하지 못하는 특성이 그것이다.

단기간 내 적용 가능한 다른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 바로 `수상 태양광`이다. 수상 환경은 육상보다 평균 20℃ 정도 온도가 낮다. 수상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면 육상보다 10% 정도 높은 발전효율 향상 효과를 본다. 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기 위한 유휴지를 찾아야 하는 수고가 줄어든다.

발전량과 시간을 제어하지 못하는 문제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신재생 발전원은 자연의 힘으로 발전해 환경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재생 발전원에서 생산된 그린 에너지를 ESS에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직접 사용하거나 전력 회사에 되팔면 지역 단위의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전기`라는 상품을 스스로 `생산`해 소비는 물론이고 `판매`까지 할 수 있게 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심각한 전력부족은 당장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결국 이른 시일 안에는 신재생에너지와 ESS 보급이 답이다.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jkkoo@lsis.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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