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애플, 진짜 혁신 되새겨야

빠르면 이달 24일 `세기의 특허전`으로 불리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공방 결과가 나온다. 공교롭게 이날을 전후로 삼성과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침해 본안소송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1년 4개월이 넘게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과거에 비춰볼 때 양측은 24일 결과에 관계없이 항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일부에서는 극적인 타협이나 합의를 이야기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삼성이,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법리에 따른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이를 보는 주변 여론은 탐탁지 않다. 특히 애플의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애플은 최종 심리 불과 4시간을 앞두고 75쪽에 달하는 방대한 서류와 함께 20명 이상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다고 전해졌다. 급기야 담당 판사는 “마약했소(smoking crack)”라며 황당해 했다는 후문이다.

불과 하루 뒤 애플은 또 구글로부터 자사 휴대폰 특허 7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당했다. 구글이 지난해 인수한 모토로라를 앞세워 아이폰·아이패드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고소한 것이다. 휴대폰 후발주자인 애플도 특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특허소송을 둘러싼 애플의 행보를 보면서 애플이 가진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매킨토시를 시작으로 아이폰·아이패드까지 혁신의 대명사인 애플의 모습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식재산권(IP)은 분명히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IP의 진짜 목적이 기득권 보호가 아니라 시장에서 시들어가는 혁신 가치를 살리자는 취지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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