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수답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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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바라보지만 증권업계는 뒤숭숭하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점을 통폐합하고 계약 직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중·대형사를 비롯해 LIG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지점 통폐합은 인력 감축을 수반한다. 리서치센터나 영업점에 계약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움직임은 인력 구조조정을 의미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력을 본사에서 지점으로 내보내고 지점을 통폐합하면 유휴인력이 발생했을 때 자연스럽게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지수만 보면 최고점인 2200선과 그리 괴리가 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고 투자대금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증권업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탓에 증권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1분기(4∼6월) 실적만 봐도 62개사 중 2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또 6곳 중 1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수익원별로 보면 투자급감으로 핵심 수익원인 수탁수수료 수익이 37.2% 감소했다. 자산관리 수수료와 인수·자문 수수료도 각각 56.1%와 14.4% 줄었다. 주가 하락 등에 따른 주식 관련 손실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심리적 위기감도 크다. 증권업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지만 투자자 성향 변화와 수익 추이를 보면 그리 간단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가 늘고 신상품 수수료가 줄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경기가 살아나서 투자자가 주식시장으로 돌아온다 치더라도 증권사 수익이 예전만큼 늘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증권업계로선 그것이 프라임브로커리지든 투자은행(IB)이든 해외 투자든 살길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증권사의 천수답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이경민 경제금융부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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