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눈 뜨고 안방 뺏길라" 비상

유럽 재정위기에 노사문제까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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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동차 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자동차 소비가 줄어든데다 노사 문제까지 악화되면서 충격이 배가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기회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안방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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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8월 자동차 수출 실적은 작년 대비 두 자릿수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자동차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하락세가 지속하는 셈이다. 상반기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해온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 `내우외환`을 맞아 치명타를 맞았다.

자동차 업계는 파업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7~8월 두 달간 5만~6만대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추산한다.

자동차 경기선행 지표 중 하나인 공작기계 수주 상황도 좋지 않다. 상반기 자동차용 공작기계 수주는 작년 동기 대비 29.7% 감소한 3714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에 소극적이란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대외 시장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EU·미국 등 선진국 시장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신흥 시장마저 하반기 들어 활력이 떨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던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국가들이 올해 들어 주춤했다. 올해 브라질 자동차 판매는 작년보다 4.2% 감소한 328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셈이다. 러시아는 올해 작년 대비 8.6% 증가한 288만대 자동차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9%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둔화 추세가 빠르다. 상반기 러시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13.3%였지만, 하반기에는 4.5%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인도 시장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이 점차 완만해지는 추세다.

FTA 효과를 기회로 해외 업체들의 안방 시장 공략은 거세졌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진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인센티브를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지난 7월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국내 시장 판매량이 3~4%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8~9%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외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며 “원만한 타협을 통해 자동차 업계 전체가 함께 헤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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