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2012 폐막, 우리 게임 업계에 남긴 숙제는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이 19일(현지 시각) 폐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 등 대형 콘솔 게임 업체가 불참했지만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공백을 채웠다. 유럽 시장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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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반 관람객 공개 첫날 게임스컴이 열린 쾰른 메쎄는 오전 일찍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유럽 전역에서 찾아온 게이머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게임스컴은 쾰른 메세와 독일게임소프트웨어협회가 개최한다. 올해 쾰른에서 네 번째로 열린 게임스컴을 찾은 관람객 규모는 약 27만5000명이다. 퀼른 시민이 100만명 정도니 전시회 기간 동안 인구의 27% 이상이 늘어나는 셈이다.

게임스컴은 오는 11월 열릴 `지스타 2012`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북미와 일본의 게임전시회가 내리막길을 걷는 양상과 반대로 게임스컴은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받아들이며 매년 발전해왔다. 콘솔 일변도에서 벗어나 온라인 게임관을 만들고, 인기 게임 대상의 e스포츠대회를 적극 유치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대회에는 관람객이 구름처럼 몰렸다.

김성진 넥슨유럽 대표는 “유럽은 터키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PC방처럼 함께 모여 게임하는 장소나 문화가 없다”며 “광고비가 비싼 유럽에서 게임스컴은 신작을 알리고 이용자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게임스컴 성공 배경에는 전시회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시설과 운영,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쾰른 메세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 4배 크기다. 각종 대회 및 전시가 규모의 제한 없이 만들어졌다. 성숙한 게임문화도 돋보였다. 연령별 게임이용을 알리는 표시를 손목밴드로 표시해 철저히 지켰다. 총싸움 게임은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극장형 구조로 꾸몄다.

이수은 월드사이버게임즈 대표는 “독일은 국경을 인접한 국가가 7개가 넘기 때문에 대륙을 대표하는 게임쇼가 가능하다”며 “한국과 일본, 중국은 단일 국가 행사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무조건 해외 게임사를 많이 초청하는 것보다 지스타 고유의 게임문화를 보여줄 수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진석 실장은 “유럽과 한국은 게임 산업이 발전한 역사부터 다르다”며 “올해부터 일반 관람객이 찾는 전시와 비즈니스 영역을 완전히 분리해 경쟁력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투사 등 금융기관도 대거 초청한다.

모바일 게임이 급부상한 만큼 새로운 전시문화의 필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게임스컴에도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사 그리가 참가하는 등 스마트폰 붐을 반영했다. 모바일 게임은 여성과 청소년 관람객의 환영을 받았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우리나라 게임 업계에도 도전의 숙제를 던졌다. 중국, 미국, 유럽산 온라인 게임 공급이 크게 늘면서 국내 게임사의 `이중고`가 시작됐다. 계약금액이 낮아지고 수익률도 떨어졌다. 현지 퍼블리셔를 찾기보다 직접 해외서비스를 추진하는 게임사도 늘었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콘솔 게임사가 온라인 게임 개발로 전환하면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국내 게임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쾰른(독일)=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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