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에 들어서니 60명 청년이 9개 팀으로 나눠 비즈니스 모델과 유통 경로, 마케팅 방법 등을 열띠게 토론 중이다. 같은 창업팀이지만 이들이 서로를 만난 건 불과 하루 전. 팀이 된지 24시간을 넘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아이디어 확신은 분명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은 다이내믹했다.
방학을 맞아 한가한 대학 캠퍼스가 예비창업자 열기로 가득 찼다. 14일 서울대에서 열린 1박 2일 스타트업 만들기 프로젝트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2012(Startup Springboard 2012)` 현장이다.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는 창업지원 비영리기관 타이드인스티튜트(대표 고산)가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1박 2일 창업캠프. 개발자·디자이너·창업자가 모여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팀을 만들어 직접 시제품을 제작한다. 완성된 시제품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투자자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행사는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아이디어 스피치`로 시작한다. 발표 후에는 참가자 모두에게 포스트잇 3장이 주어진다. 참가자는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방식으로 투표한다. 이후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팀을 구성해 구체화 과정에 돌입한다. 멘토는 중간 특강과 개별 상담으로 각 팀 진행을 돕는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팀 구축, 시제품 제작과 발표까지 1박 2일이란 압축된 시간 안에 창업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13·14일 이틀간 열린 서울대 행사에는 창업의 꿈을 가진 대학생 60명이 참가했다. 9~10일 인천대 창업지원단과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예비창업자 70명이 참가해 서울을 넘어 지역에서의 창업 열기를 확인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윤주(서울대 의류학과 4학년)학생은 “짧은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아이디어와 기술력, 풍부한 경험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패기 넘치는 예비창업자를 팀원으로 찾는 스타트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북 콘텐츠 제작기업 `아이포트폴리오`가 주인공.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는 “역량 있는 젊은 인재를 팀원으로 모시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며 “구인만이 아니라 꾸준히 후배와 교류하며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고 싶은 네트워킹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는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는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이 팀원을 만나 아이디어를 검증하며 쉽게 창업이란 첫 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며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과 해외 행사 개최로 국내외를 아우르는 창업 네트워크 구축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