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내가 어제 다녀 온 가게 봤지? 매일 메뉴를 바꿔서 집에서 먹는 밥처럼 차려주는 곳이야, 너 같은 자취생한텐 딱이다.” 서울 시내 맛집을 찾아다니는 친구와 채팅을 하다가 약속을 잡았다. 어제 친구는 맛집 발굴 서비스 `런치` 애플리케이션(앱)에 새로 발굴한 곳이라며 선릉역 근처 식당 사진을 찍어 올렸다. 약속을 정하고 `런파파` 캘린더를 열어서 바로 시간과 장소를 표시해뒀다. 약속 30분 전, 휴대폰에서 푸시 알람이 도착했다.
B씨, 잘 쓰던 아기 옷이랑 아기 용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하다. 육아 사이트에 올리자니 모르는 사람에게 택배를 통해 보내는 것도 귀찮다. 한 달 전 아이를 낳은 친구에게 줄까 생각해 봤는데 중고 물건이라 좋아할지 고민된다. 사진을 찍어서 `가지가지`에 올렸다. 바로 전화가 와서 아기 옷을 달라고 한다. 친구는 “모르는 사람이 쓰던 것보다 아는 사람이 쓰던 게 낫다”고 한다.
친한 친구와 조금 더 친밀하게 무언가를 공유하고 남에게 필요한 걸 나눠주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런파이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약속을 공유할 수 있는 스케쥴러 `런파파`, 맛집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런치`, 중고물품을 아는 사람끼리 나눌 수 있는 `가지가지`가 한데 모여 있다. 지인과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공개한 직후인 2008년 국민 SNS로 사랑 받았던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대표는 새로운 회사 나우프로필을 창업하고 모바일에 적합한 SNS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싸이월드를 만들 때도 그랬지만 언제든 자기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의 장은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고 이제 모바일에서 사교 모임을 가질 것이라 봤다”는 그는 친구와 스케줄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런파이프`와 `런파파`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에 스마트폰이 상륙한 2010년 말까지 사람들은 유용함을 몰랐다. 한국에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에도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써보고 좋은 사람이 계속 가입하도록 실험을 하고 있다.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게 네트워크 핵심이고 여러 가지 정보를 공개하면 사람들이 낭비하는 시간·에너지·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서비스의 기본 철학이다. 약속을 잡고 위치 정보를 공유하면 이 사람이 어디쯤 왔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시간이 절약되고 친구가 가 본 믿을만한 음식점이나 미용실 같은 곳에 찾아다니면서 함께 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중고 물품을 나눠 쓰면 자원이 절약된다.
가장 최근 출시한 `가지가지`는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공유하는 장이다. 좋은 물건을 많이 올린 사람에게는 크레딧을 준다. 이 대표는 “무언가를 제공하거나 판매해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것 말고도 사람들은 만족감을 얻길 바란다고 본다”며 “크레딧 포인트를 많이 쌓아 신뢰성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발상을 소개했다.
아직까지 런파이프에는 수익모델이 없다. 이동형 대표는 “이전에 사업을 할 때 처음 목표는 `사람을 사이좋게 만들자`라는 비전으로 시작했지만 목표가 매출로 변하니까 그 가치가 빛이 바랬다”며 “일단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여기 올린 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공동으로 나눠 갖는 협동조합 형태의 SNS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런파이프 서비스 개요
◇페이스북 설문 결과
웹·앱 연동 메신저 `아띠`는 전자신문 인터넷 홈페이지, 페이스북을 통해 독자 223분이 `좋아요` 의견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메신저의 등장을 축하하는 댓글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페이스북 유OO님은 “카톡이랑 네이트온이 대세이긴 한데 아직 문제점이 있어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오면 많이들 움직일 듯”이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희OO님은 “뭔가 색다른 게 없다면 스르륵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라며 분발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