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에프(대표 김명운)는 반도체 소재업체다. 반도체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유독 소재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분야다.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 공정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소재 분야에서는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에도 한참 뒤져 있다. 인텔과 소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고 기술력으로 앞서가는 대만은 물론이고 규모를 앞세운 생산공장 중국에도 우리나라는 늘 위협받는 상황이다.
디엔에프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소재 전문업체다. 분자설계에서부터 정제, 합성에 이르는 일괄 생산공정을 갖추고 소재 개발 및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
작년 실적 기준으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아몰퍼스 카본 레이어(ACL) 전구체다. ACL 전구체는 웨이퍼에 설계 패터닝을 하는 공정에 쓰이는 물질로 균일성이 높은 패턴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이다. 감광액을 입히기 전에 ACL 전구체를 뿌려 효과적인 패터닝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물질이다. 작년 기준 ACL 전구체 매출액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에 납품 중이다. 작년에는 이익률이 낮은 상품 매출 비중도 컸다. 메모리반도체 도금재료 매출이 90억원으로 37%를 차지했다.
디엔에프는 올해 신제품이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더블패터닝테크(DPT)용 전구체와 갭 필용 도포성막장치(SOD) 전구체다. SOD는 증착공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공기 구멍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 작년에 매출 27억원을 올렸다. DPT는 30㎚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필요한 공정으로 디엔에프는 이 공정에 사용되는 전구체를 올해 본격 공급했다.
신제품 중 가장 기대가 큰 제품은 하이케이로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케이는 반도체 내 커패시터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높은 유전성을 띠는 물질이 필요한데 이게 바로 하이케이다. 현재 고객사 인증을 앞둔 상황으로 인증을 거쳐 채택이 본격화되면 내년 실적은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오상우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하이케이가 국내 반도체업체에 적용 양산되면 이 분야에서만 연간 3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디엔에프는 디스플레이용 소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어 향후 개발 완료와 실제 적용 여부에 따라 회사의 성장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반도체 신규 공정 개발에는 제조사와 장비회사 그리고 소재회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디엔에프가 그간 국내 반도체 제조사 공동 소재 개발 프로젝트로 신뢰를 쌓은 만큼 향후 성장성에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디엔에프 4주간 주가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