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 과학자와 기술자의 범위와 역할이 중첩되면서 과학기술(인)로 통칭되지만 과학과 기술은 다른 용어다. 과학이란 뜻의 `사이언스(science)`의 어원은 라틴어의 `스키엔티아(scientia)`로 `지식` `이해`란 뜻의 단어에서 나왔다.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 활동을 뜻한다.
기술이란 뜻의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어원은 그리스어 `테크네`로 인간 정신의 외적인 것을 생산하기 위한 실천에서 유래했다. 오늘날 물적재화(物的財貨)의 생산에 중점을 둔,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성취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철학사에서 고대시대에 과학은 인간 정신의 일부인 형이상학으로, 기술은 인간 정신의 밖에 있는 형이하학으로 구분했다. 과학과 기술의 역사 연구에서는 기술이라는 단어에 `논리`를 뜻하는 `logy`가 붙어 기술이 곧 기술지식이고, 이 기술지식의 근대적 형태가 공학(Engineering)으로 나타났다는 견해도 있다.
범위와 역할이 다소 모호해졌지만 과학자(scientist)와 기술자(technician, engineer)의 역할도 직업적 가치를 떠나 구분된다. 과학자는 원리를 탐구해 지식을 쌓고 이론적으로 체계화한다. 기술자는 특정 분야에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과학적 결과물을 응용하거나 전수받은 기술지식을 현장에 적용한다.
데이터 홍수 시대에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야가 정보기술(IT)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동시에 첨단 직종으로 주목받는 것이 데이터 과학자다.
데이터 과학자는 IT를 기반으로 경제, 통계, 수학, 심리학, 인지공학, 심지어 뇌과학과 언어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기존의 소규모 특정 분야에 한정된 데이터와 개념은 물론이고 접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첨단과학은 기술자보다 과학자가 더 주목받는 시대를 만들어냈다.
임동식 전국취재 차장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