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 (6)그린파워기업=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종합에너지 기업이다. 미래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으로 쌓아온 석유공정, 석유화학촉매기술, 윤활유 등 기존 에너지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녹색성장`을 중점 추진분야를 정하고 `저탄소 성장`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의 미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최태원 SK회장이 미래 신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돌며 그린비즈니스를 직접 챙기는 것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의 녹색에너지에 대한 의지는 기업의 녹색사업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최 회장은 “미래 그린 기술개발에 SK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사명감으로 연구 개발에 매진해 줄 것”을 임직원에 당부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을 통한 에너지 독립국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가고 전기차용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그린폴(Green-Pol) 등 미래에너지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녹색사업 중 가장 돋보이는 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다.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 미쓰비시 후소(Mitsubishi Fuso)가 약 2년 동안 공동개발을 통해 출시한 하이브리드 트럭 `칸터 에코 하이브리드`가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트럭 출시로 SK이노베이션은 순수전기차인 현대자동차 `i10(블루온)` 전기차와 기아자동차 `레이EV`에 이어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까지 공급하면서 친환경 전기차의 모든 범위에서 대응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 200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팩 개발에 착수한 이후 첫 수출까지 이어지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09년 10월 독일 다임러 그룹의 미쓰비시 후소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0년 7월에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첫 순수 고속 전기차인 블루온(Blue-On) 모델과 지난해 기아차 레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다임러그룹 Mercedes-AMG의 최고급 사양 첫 전기 슈퍼카 모델인 `SLS AMG E-CELL`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차량 개발에 있어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다임러와의 전략적 기술 협력과 제품 공급으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기아자동차와 전기차 개발 및 보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MOU를 계기로 지난해 출시한 레이(RayEV)에 이어 2014년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이자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인 독일에서 세계적 자동차 부품회사인 콘티넨탈과 전기차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연말까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향후 5년간 2억7000만유로(한화 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본사는 베를린에 둘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콘티넨탈에서 BMS를 공급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팩 시스템 개발·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셀 기술과 BMW, 다임러 등에 배터리 팩을 공급해온 콘티넨탈의 배터리 팩 시스템, BMS 및 자동차 부품 기술 노하우가 접목되면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돼 향후 글로벌 시장공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연말까지 기술력과 배터리 양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20㎾h급 전기차 1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200㎿h규모의 서산 배터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도 높다. 지난해 6월 초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방문한 최태원 SK회장은 대덕단지에 도착하자마자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1호 라인을 방문해 배터리 생산 기술에 대해 보고를 받고 생산된 배터리 제품을 일일이 점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곳에서 배터리 연구 인력들의 명함을 모아 만든 판넬에 “모든 자동차가 SK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는 글을 남겼다.
◇중톱박스/ 정보전자소재 신강자로 부상한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전기자동차, IT기기 등에 사용되는 첨단 정보전자소재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2차 전지 핵심 소재 `리튬이온 2차전지용 분리막(LiBS)`은 SK이노베이션이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데 한축을 담당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세계 수준의 저수축성, 내열성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LiBS 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에 위치하고 있다.
LiBS는 이동 정보통신 기기의 주 전력원인 리튬이온 2차전지(LIB)와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LIPB)의 핵심부품으로 양극, 음극, 전해액 및 기타 안전소자와 함께 리튬이온 2차전지를 구성한다.
SK이노베이션은 충북 청주에 1~3호 라인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자동차용 리튬 이온전지의 성장에 대비해 2010년 충북 증평 산업단지 내에 마련한 22만㎡ 부지에 4, 5호라인을 가동했다. 올해에는 6, 7호 생산라인을 상업 가동하면서 연간 1억7800만㎡의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춰 LiBS의 글로벌 톱3 업체로 자리매김 했다.
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FCCL은 전자기기가 얇고 가벼워짐에 따라 고집적화, 고굴곡 성능이 점점 중요시 되는 가운데 고유의 연속경화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FCCL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오는 2015년께 15억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2호 라인 확장에 들어갔으며 2020년 세계 1위 업체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전자정보통신 제품의 첨단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편광판 광학필름(TAC)의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의 코니카 후지가 독점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세계 3대 TAC필름 메이커로 도약해 정보소재에 대한 일본 등의 수입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첨단소재의 국산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소박스/ 친환경 `그린폴` 기술개발 박차
SK이노베이션은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2008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과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학교와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회수, 저장에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머(Polymer)로 전환해 실생활에 유용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 자원화하는 기술이다.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사용 절감과 함께 탄소배출권까지 확보 할 수 있다.
일명 그린 폴(Green-Pol)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은 연소할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그을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깨끗하게 연소되는 특성이 있어 화재 발생 시의 피해 최소화와 환경오염 방지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분해성, 무독성, 청정 생산공정 등 친환경 특성 이외에도 투명성, 차단성 등 기존 범용수지에 비해 뛰어나고 차별화된 장점으로 인해 건축용 자재, 포장용 필름, 식품 포장재 등의 활용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상업공정과 제품 용도개발을 위해 2009년 연구 시험설비인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했으며 지난해부터 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돌입해 2014년 대규모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