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생산설비 자동화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기업이 있다.
이노비즈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원사인 보경테크(대표 문숙이)는 자동차부품 생산설비 전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 품질 향상과 인건비 절감, 산업 무재해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구에서 30분거리인 경북 칠곡군 왜관공단에 위치한 보경테크는 지난 2010년 9월에 설립, 2년이 채 안된 중소기업이지만, 자동차 차체와 섀시를 생산하는 모든 공정에 자동화를 실현했다. 프레스에서 용접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척척 알아서 하기 때문에 직원도 고작 16명에 불과하다. 공장 라인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총 26대. 직원들은 간단한 교육만으로 1인당 7~8대의 산업용 로봇을 직접 운용한다.
완전 자동화된 공장에서는 현재 하루 2만개의 부품을 생산한다. 산업용 로봇이 도입되기 전에는 한 사람이 시간당 고작 250개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적은 생산량도 문제지만 수작업은 늘 산업재해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설비가 자동화된 뒤로는 산업재해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인건비가 절감됐고 품질도 훨씬 좋아졌다.
자동화 설비가 완성도 높은 품질을 일정하게 보장해주면서 수주 물량도 꾸준히 늘었다. 창업 후 1년 만인 작년 매출은 60억원이며, 올해는 8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15년쯤이면 150억원 매출도 기대된다.
생산설비를 자동화하기까지 쉽진 않았다. 여성 CEO라는 선입견에다 소규모 자동차부품업체가 거금을 투자해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려 하자 주변에서는 무모한 투자라며 말렸다.
문숙이 사장은 자동화가 산업재해를 없애는 동시에 고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산업안전공단의 도움으로 자동화설비에 필요한 40여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문 사장은 “자동차부품사업의 특성상 산업재해가 많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 공정 자동화를 결심했다”며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믿음을 갖고 실천해 이젠 흑자경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경테크는 현재 유일하게 반자동상태로 남아있는 스퍼트 용접공정의 완전자동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로봇의 생산성을 지금보다 두배 이상 높이기 위한 연구도 11월쯤이면 마무리된다. 따라서 11월부터는 하루 부품생산량이 2만개에서 4만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문 사장은 “중소제조업계 생산설비 자동화는 철저히 현장 중심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CEO가 믿음을 갖고 현장에 맞는 자동화를 구축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경테크 개요
설립:2010년 9월
주력제품:자동차부품(차체와 섀시)
생산량:하루 2만개
주요거래처:현대자동차, 크라이슬러
자동화설비:35억원 이상 투자, 총 26대 구축
향후 계획:2년 뒤 전자동화 공장 신설 계획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