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週末共感[주말공감]은 ETNEWS 독자를 위한 주말 코너입니다. 잠시나마 독자가 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기획한 것입니다. 아웃도어나 스포츠, 여행, 취미 등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위한 공감, 즐거움을 독자에게 제공하겠습니다.
가로수 건너 세로수길이 뜬다. 가로수길은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 근방에 자리잡은 곳이다. 개성 넘치는 가게가 오밀조밀 모이면서 독특한 풍경을 연출, 단숨에 홍대에 버금가는 명소가 됐다. 패션 트렌드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맛집 등이 몰리면서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사람이 넘쳐난다.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다.
해외 관광객에게도 유명세를 타는 이곳에는 가로수길만의 감각적 느낌을 살린 음식점과 커피숍, 옷가게가 빼곡하게 들어서 관광객과 일반인이 자주 찾는다. 실제로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연예인을 비롯한 패션피플, 한류 열풍 영향으로 관광책자를 들고 다니는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가로수길의 역사는 꽤 깊다. 80년대초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심으면서 700m 길이 정도인 가로수길이 탄생하게 된 것.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새로운 패션이나 문화 중심지로 자리를 잡으면서 인기가 높아져 요즘에는 리모델링을 하는 건물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로수길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점포 보증금과 월세까지 치솟아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디자이너 등은 잇달아 가로수길을 떠나거나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뒷골목 주택가, 건물로 작업실을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들어 가로수길 이면도로를 따라 길게 뻗은 일명 세로수길이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로수길에는 요즘 대형 업체 입점이 잦다. 얼마 전 신세계백화점이 이곳에 핸드백 브랜드 힐리앤서스 매장을 열었고 자라, 에잇세컨즈, 라코스테 같은 대형 패션 브랜드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세로수길에는 음식점이나 갤러리를 비롯해 감각적이고 색다른 신진 디자이너가 만든 옷과 가방, 구두 등 주목할 만한 제품을 갖춘 디자이너샵이 곳곳에 숨어 있다. 덕분에 과거 가로수길에서 느꼈던 독특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세로수길은 연예인을 모델로 하는 화보나 쇼핑몰 사진, TV 촬영 장소로도 자주 애용된다.
시크릿맘비(www.secretmombe.com) 최정윤 대표는 "신사동 가로수길이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상점이 늘어났지만 치솟는 월세 탓에 촉망받는 신진 디자이너가 설자리는 좁아졌다"며 "덕분에(?) 세로수길에 자리를 잡고 활동해 이곳을 찾으면 신진 디자이너의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할 수 있어 유명 브랜드 못지 않게 인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