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으로 글로벌 IT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영국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IT 기업을 런던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세계적 대기업이 몰리는 동시에 스타트업이 육성되면서 대·중소기업 간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23일 런던 글래스하우스 야드에 4만7000제곱피트 규모 8층짜리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개발센터를 짓는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곳에서 TV와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기기에 호환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어 25일에는 페이스북이 런던에 기술개발연구소를 열었다.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가 이날 정식 오픈한 기술개발연구소는 페이스북이 미국 이외 지역에 연 첫 번째 사무소다. 26일에는 약속이나 한 듯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용 콘솔게임을 개발할 게임 스튜디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MS는 현재 이 스튜디오를 이끌 책임자를 모집 중이다.

이처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제히 투자 계획이 발표된 것은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글로벌 IT 공룡들이 기꺼이 런던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정부 개입이 런던이 새로운 IT 중심지로 급부상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수상은 2010년 11월 “영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면서 동런던 지역에 테크시티 조성계획을 발표한다. 법인세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등 적극적으로 IT 기업들을 유치했다. 덕분에 금융기관이 득세하던 런던 중심지는 IT 기업들로 채워지고 있다. 상반기 입주 면적만 73만평방피트로 지난해 상반기 37만피트의 두 배에 달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영국 정부가 런던에 `테크시티`를 조성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지금 런던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런던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속속 입주하면서 균형잡힌 IT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테크시티 조성 이후 2년여만에 입주 기업은 1200개를 넘어섰다. 올해 3월에는 구글이 `구글 캠퍼스`라는 스타트업 지원기관을 설립했다. 7개 층으로 이뤄진 이곳은 평소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며 다양한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대기업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원가, 마인드 캔디, 허들 등 세계적 성공사례도 나왔다.

7월 말 런던을 찾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구글이 런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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