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시장이 `대형 프리미엄`과 `싱글 실속` 제품으로 양극화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의 주력 제품군은 대형화와 고급화 추세가 뚜렷하고 소규모 가구나 싱글족을 겨냥한 소형 실속 가전 시장도 확대 추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유통시장에서 `빅&스몰` 트렌드가 뚜렷하다. 정반대 콘셉트인 대형 제품과 미니 제품이 모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전 제조사들이 고급제품 선호 고객과 일반 소비자를 구분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뚜렷한 편”이라며 “대형 프리미엄 추세는 제조사 평균판매단가(ASP)를 유지할 핵심 수단이고, 우리나라 가구당 인원이 줄면서 소형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화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TV다. 올해 올림픽을 계기로 주력 마케팅 제품이 40인치대 초반에서 50인치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삼성은 60, 70인치대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TV대형화를 주도했다. LG전자도 55인치 모델은 물론 84인치 UDTV까지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다.
냉장고는 올 여름 900리터 시대가 열렸다. 냉장고 크기는 마케팅 핵심 키워드다. 불과 2년 사이에 삼성과 LG는 외형 크기는 유지하면서 물건을 담는 공간은 100리터 이상 늘렸다.
이 밖에 세탁기도 용량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에어컨도 같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냉매를 얼마나 멀리 보내느냐가 경쟁 포인트가 됐다.
소형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생활 습관의 변화로 개인 가구, 소규모 가정이 증가추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내놓은 벽에 거는 소형 세탁기는 3㎏ 용량에 불과하지만 제품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제품으로 출시 직후부터 인기다. LG전자는 최근 27인치 패널을 탑재한 TV와 PC, 모니터 일체형 PC를 내놨다. 개인용 전기밥솥, 탁상용 선풍기 등도 소형 가전 추세를 반영한 제품군으로 꼽힌다.
옥션과 11번가 등 다수 온라인 쇼핑몰도 싱글 가전 카테고리를 운영한다. 작년 말부터 유통사와 중소제조사가 경쟁적으로 출시해 온 다양한 반값 제품 시리즈도 보급형에 대한 수요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어정쩡한 제품보다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 요구와 생활 습관을 반영한 타깃형 제품이 잘 팔린다”며 “프리미엄과 소형제품군으로 양분된 가전유통시장 흐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