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好感)은 `좋게 여기는 감정`이다. 대학생 때다. 누군가 호감을 가지고 있단 말을 건네 들은 후 무척 기뻤던 기억이 있다. `좋아 한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호감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이 기업을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했다. 기준은 여섯 가지다. 국제 경쟁력, 생산성 향상, 국가경제 기여도, 사회공헌 활동, 윤리경영 5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다. 각 요소에 응답자가 긍정적이면 100점, 그저 그러면 50점, 부정적이면 0점을 준다.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경영은 `호감`이라는 단어와 매칭되는데, 나머지 세 가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여하간 이 지수 상승세가 주춤하다. 2003년 38.2점에서 시작해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지난 2010년 6월(이하 반기 말 기준) 54.0점을 끝으로 하락했다. 2010년 12월 이후 최고 점수 51.5점. 올해 6월은 50.9점이다. 2년 동안 국민은 기업을 `그저 그렇게` 봤다.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것이다. 기업은 서운하다. 이 기간 험난한 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뛰어 넘었다. 세계 방방곡곡에 진출해 우리나라를 알렸다. 호감도가 개선될 만도 한데 그렇지 않다.
국민은 거짓말을 못한다. 요소별 점수를 보면 `국제 경쟁력` `생산성 향상` `국가경제 기여`는 모두 평균(50점)을 넘었다.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41.3점)` `윤리경영 실천(23.8점)`은 50점을 밑돌았다. 윤리경영 실천 점수는 처절하다. 볼멘소리를 낼 만도 하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었지만 국민은 여전히 불만이다.
호감을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한번 `비호감`을 느낀 사람에게는 더욱 어렵다. 기업호감도도 마찬가지다. 사회공헌, 윤리경영 측면은 기업이 반성해야 한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노력하는 기업이 늘면, 국민은 분명 움직인다.
김준배 벤처과학부 차장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