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브랜드 외장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A씨는 제품 이상으로 AS센터를 찾아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무상 보증 기간이 적용돼 새 제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지만 데이터는 60만원이 넘는 별도 요금을 내고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하드디스크 고장 여부를 판단 후 부분 수리를 요구했지만 불가능했다. AS정책상 새 제품으로만 교환이 가능해 2TB 용량에 저장된 데이터를 살리려면 돈을 지불하는 수밖에 없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 버팔로, 씨게이트 등 외산 외장하드 업체들이 본사 AS정책을 이유로 고객들에게 제품 가격 몇 배에 달하는 데이터 이전 비용을 요구,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용량 해외 외장하드 업체가 보증기간 내 문제가 발생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면서 고가의 데이터 이전 비용을 별도로 받는 AS정책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해외 업체들은 무상 보증기간 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새 제품 교환을 원칙으로 하면서 제품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 본사 방침에 분해 및 수리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새 외장하드로 교체 받은 고객이 기존에 저장된 데이터를 옮기려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외 외장 하드 업체들의 판매 약관에는 데이터 보상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가격이 저렴해지고 용량이 커진 가정용 대용량 외장하드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보완하거나 데이터 백업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그 만큼 데이터 보존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고객은 큰 고장이 아니라면 기존 제품을 수리해 저장된 파일을 사용하고 싶지만 부분 수리가 불가능기 때문에 데이터를 살리려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것이다.
해외 외장하드 업체 관계자는 “본사 정책 상 제품 분해 및 수리를 못하지만 외장하드 고장의 다수가 바이러스 손상 등의 원인”이라며 “국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긴 무상 보증기간 동안 고객 과실이 아닌 경우 무료로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며 데이터 보상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외장하드 업체도 약관에 데이터 보상 책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부분 수리는 가능하다. 큰 고장이 아니면 기존 제품을 수리해 별도 비용 없이 기존 데이터를 살릴 수 있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최근 대용량 외장하드가 가정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AS시 데이터 보존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제품과 국내 제품의 분해 및 수리에 관한 AS 정책이 달라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