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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공인전자문서보관소(이하 공전소) 사업자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INS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공전소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INS는 지난해 처음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 발생이 예상된다고 31일 밝혔다.
2008년 말 공전소 사업자로 지정받은 하나INS는 2009년과 20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아 지난해 마침내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1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공인전자문서센터가 가동률 100%에 육박하면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하나INS는 공전소뿐만 아니라 공인전자작업장(스캔센터), 공인전자시스템 등을 모두 갖추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단기간 흑자전환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전자문서 보관이 아니라 기술규격을 갖춘 스캐닝 시스템까지 구축해 전자문서와 관련된 모든 사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룹 내 실시간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대용량 시스템과 빠른 처리 속도를 확보한 것도 사업안정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고성능 인프라는 외부 고객 유치에 큰 힘을 발휘했다. 케이블TV나 건설계통 부품회사 등이 하나INS 공전소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고객사의 30%를 차지한다.
정현섭 하나INS 공전소운영센터장은 “일반적으로 2년여간 사업 실적이 좋지 않으면 대부분 경영진이 사업 지속에 의구심을 품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페이퍼리스`라는 공전소 본래 취지에 따라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이어온 경영진의 의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강압적 태도에 금융사들이 전자문서 활용을 꺼릴 때에도 하나INS는 전 계열사로 공전소 활용을 확대해왔다. 법적 이슈로 전자화문서(스캔문서) 원본 폐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해부터 과감히 원본 문서를 폐기를 시작했다. 경영진 지원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
하나INS는 현재 5억3000만장(전자화문서 1억8000만장, 이미지·전자문서 3억5000만장)의 전자문서를 보관하고 있다. 공전소사업뿐만 아니라 시점확인서비스(타임스탬프 발급), 전자서명 및 전자서식 구축 등 페이퍼리스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5억원에 이어 올해는 1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정 센터장은 “전자문서 활용은 어차피 다가올 시대적 흐름이며 남에게 문서 위탁을 꺼리는 고정관념도 하나둘씩 깨어질 것”이라며 “법률적 요건과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는 만큼 누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공전소를 활성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