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판정

`2012 런던 올림픽` 열기가 한여름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개막 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이들도 시시각각 전해지는 한국 선수단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TV 생중계, 신문기사, 인터넷 뉴스 등 올림픽을 접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한국 선수단 선전을 바라는 마음만은 모두 같다.

경기 중 한국 선수에게 불리한 심판 판정이 내려지면 자신이 손해 본 것처럼 안타까워한다. 수영 박태환 선수의 400m 예선 실격처리 오심, 유도 조준호 선수의 판정 번복패 등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나올 때마다 국민들은 탄식했다. 심판 판정은 경기에서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다. 불합리한 판정이 나오면 선수들은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다. 응원단은 수준 높은 경기를 즐길 기회를 놓쳐버린다.

런던 올림픽이 나흘째로 접어든 31일 새벽(한국시각) 미국에서 또 다른 세기의 경기가 시작됐다. 종목은 스마트폰 특허소송, 선수는 삼성전자와 애플, 심판은 루시 고 미국 지방법원 판사다. 1년 넘게 특허 공방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날 세계 휴대폰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미국에서 본안소송으로 격돌한다. 소송 당사자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이고 이를 관전하는 소비자도 심판 판정에 주목한다. 한두 달 뒤 내려질 최종 판정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최악의 경우 천문학적인 특허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올림픽과 달라서 한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삼성전자를 응원하기는 힘들다. 어느 쪽이든 특허를 침해했다면 값을 치러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희대의 오심이 아닌 산업과 소비자 이익을 위한 최상의 판정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덧붙여 특허소송이라는 지루한 경기를 끝내고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으로 종목이 바뀌는 판정이 나오길 소비자는 기대한다.



이호준 통신방송산업부 차장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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