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사태, 국내 완성차 5사 생산차질 우려. 장기화땐 2·3차 협력사 피해도 불가피

만도 사태로 국내 완성차업계 전반의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장기화 때는 2·3차 협력사로 불똥이 튈 전망이다.

만도는 지난 27일 노조 전면파업에 대응해 직장 폐쇄를 선언했다. 28일에는 사무직 직원들을 생산라인에 투입해 부품 생산에 나섰다. 부품공급 차질에 따른 완성차 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만도 노조는 지난달 14일부터 잔업과 특근 거부 투쟁을 벌였고, 27일 오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부분파업으로 만도는 1000억이 넘는 생산손실이 났고 부품재고량도 하루치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협력사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전장부품은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도가 부품 생산에 착수하면서 공급 차질을 우려하던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한 숨 돌리는 모습이다. 국내 완성차 5사는 상당수 부품을 만도로부터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파국은 넘겼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았다. 사무직 인력 투입으로는 공급 물량 수급을 안정화하는데 한계가 있고, 노사가 벌이고 있는 협상안도 타결 가능성이 희박한 탓이다.

만도 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사측의 직장폐쇄에 반발해 산하 지부를 대거 동원해 연대 투쟁에 나설 경우 자동차 산업계 전반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만도에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2·3차 협력사 피해도 불가피하다.

만도 측 노사는 깁스코리아 인수안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깁스코리아는 만도가 1999년 경영난으로 미국 깁스에 주조 부문을 떼서 매각한 회사다.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 5월 최총 파산했다. 노조는 회사측에 깁스코리아 직원 100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인수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사업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수는 절대 무리라는 입장이다.

만도는 자동차 제어장치 및 조향장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인영 회장이 1962년 설립한 현대양행이 전신이다. 올해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5조3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종업원수는 4400여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만도 사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면서 “만도 사태가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만도의 직장폐쇄 조치와 관련, 파업을 비롯한 강력대응과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및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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