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태양전지 상용화가 임박했지만 국내에서 인증할 수 있는 절차가 없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양광 산업 활성화와 세계 박막태양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인증분야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염료감응태양전지(DSSC) 상용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없어 사업에 곤란을 겪고 있다.
국내 보급 사업에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신재생에너지설비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에너지공단에서 인증 가능한 태양광 모듈은 결정질 태양광 모듈과 박막 태양전지 모듈 중 아모퍼스실리콘 2개 분야 뿐이다. CIGS와 DSSC 제품은 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에너지공단은 CIGS와 DSSC 제품 상용화가 안 됐다는 점, 국산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증이 만들어질 경우 외산에 국내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동안 관련 작업을 미뤄왔다. 업계는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과 양산준비를 갖춘 만큼 생산을 본격 시작하기 전 인증이 마련돼야 사업에 차질이 없다고 주장한다.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CIGS는 물론이고 DSSC도 응용제품을 시작으로 상용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인증이 없으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그렇다고 소비자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에는 박막 제품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도 아직 CIGS와 DSSC에 대한 인증은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점하면 표준화 등에서 앞서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CIGS는 올해 양산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아반시스가 연말부터 충북 오창에서 CIGS 제품 생산을 시작하며 삼성SDI·대양금속 등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이온은 2014년까지 300㎿ 규모 CIGS 제조공장을 대구에 건설할 계획이다.
DSSC는 이건창호 등에서 응용제품을 이미 출시했다. 동진쎄미켐은 정부과제를 통해 2014년까지 5㎿ 규모 양산라인을 건설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7~8개 DSSC 업체들이 파일럿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가 1~2년 내 양산라인을 갖출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최근 박막태양전지 모듈 인증 준비와 관련해 문의가 많이 오고 있어 다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산업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국산화에 대한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