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이 2050년까지 전기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중심은 해상풍력 산업화와 배후 항만시설 조성이다.
특히 영국은 독일과 달리 원자력 이용 포기 선언도 없이 해상풍력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은 북해에 많은 유정시설을 가지고 있는 석유 생산국이지만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에서도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해상풍력 산업은 육상풍력과 달리 풍력발전 장비 자체가 다변화돼 있다. 부품, 기반 생산시설, 하부구조(substructure) 생산시설, 해상설치용 장비와 특수 해상용 운반시설 등을 공급하기 위한 배후 항만시설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계획은 가깝게는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서남해 2.5GW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계획이 있고, 멀게는 전남도가 주도하는 5GW 단지 개발계획이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개발 사업이 잘 추진되면서 피해 갈 수 없는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사업이 결정된 것이다. 2.5GW 단지 개발은 국내외에 많이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은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선언했다.
국내 풍력산업은 녹색 신성장 원동력으로서 활성화돼야 하지만 그동안 국내 풍력단지 조성이 지지부진해 산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고용 창출이나 지역경제 기반 구축도 애타게 기다리기만 한 현실이었다.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국내 풍력시스템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 국내외에 알려질 수 있는 실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 진출을 위한 산업화에 걸림돌이 된 점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테스트베드가 조성되고 해상풍력 시범단지 사업도 선행될 전망이다. 산업체가 실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 배려에 기대를 건다.
조선 산업 둔화로 은행권 대출마저 거부당해 도산해 가고 있는 동남권·호남권 지역 산업체들 가운데 특히 선박블록 제작 업체들은 해상풍력단지 개발 사업에 따른 수중 하부구조물 제작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항구로는 목포 신항과 군산항이 있다. 각각 나름대로 배후 항만시설로서 역할이 있다. 선박블록 제작 업체가 많은 목포에는 해상풍력 수중 대형구조물 제작 공장, 운반선, 설치용 특수선 접안과 연계된 물류시설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해상풍력 단지 시설의 설치 및 운영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 많은 대형 시스템 업체들이 동남권에 있기 때문에 운송 대안 마련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유럽은 배후 항만시설 이용과 연계된 인프라가 매우 효과적이고 실용적으로 구축됐다. 해상풍력 구조물이 대형화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항만 주변에서 조립·제작하고 운송하는 개념으로 구축한다. 부품이 다양해서 단일 항만시설 이용보다는 다변화된 배후 항만 인프라로 인기가 높다.
수심이 깊은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한 독일은 여전히 초대형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제작한다. 그 덕분에 독일은 부품 산업체도 동반 성장하게 돼 품질 좋은 대형 발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활발한 단지 투자와 조화를 이뤄 양산체계가 만들어진 덕분에 구축된 공급망이 산업 기반과 여러 항만 배후시설을 더욱 확고하게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5G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위한 배후 항만시설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호남권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손충렬 목포대학교 석좌교수 scy733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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