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CEO]곽미나 라비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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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새로운 산업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앱 개발에 나서며 창업 열풍에 불을 지폈다. 지금의 스타트업 열풍은 스마트폰 등장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앱 개발 외에 두드러진 분야가 바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산업이다. `아이폰`과 `갤럭시S` 등 대표 제품이 등장하면서 해당 제품 사용자를 겨냥한 액세서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끈 제품이 라비또의 토끼 모양 스마트폰 케이스다. 토끼 귀가 달린 케이스로 라비또는 단숨에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샛별로 떠올랐다. 라비또 `블링블링`은 출시 석 달 만에 1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단일 모델 10만개 판매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라비또 스마트폰 케이스는 현재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 15개국 이상에 수출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다.

[글로벌 IT CEO]곽미나 라비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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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CEO]곽미나 라비또 대표

토끼 귀 디자이너로 유명한 곽미나 라비또 대표는 조금은 `우연히`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2010년 7월 영국 유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인지과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 때문이었다.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입학 허가까지 받고 가을 학기 입학을 위해 현지로 떠났지만 그곳에서는 정작 창업이라는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학을 앞두고 현지 디자인 전시회에 나간 것이 창업 계기가 됐다. 아무 생각 없이 라비또 제품을 출품했는데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단순히 디자인이 `예쁘다` `좋다`를 넘어 당장 `사고 싶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제품 양산도 하지 않았는데 당장 사겠다는 주문이 쇄도했다. 예상 밖 반응에 고무됐지만 전시회 한 번 나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바로 창업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스페인과 일본 전시회에서도 같은 반응을 얻자 창업 결심을 굳혔다.

“취미 활동처럼 디자인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제품 반응이 그렇게 좋을 줄 상상도 못했어요. 제품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이거 되겠다` 싶었죠. 학기 시작 전 입학을 연기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본격 제품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입학 연기는 최장 1년까지만 가능했어요. 아직도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1년 기한은 진작에 넘겼죠. 자연히 대학원 입학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웃음)”

경험도 계획도 없던 그에게 창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금형과 사출,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혀 배워나갔다.

“회사 다닐 땐 디자인만 했지 직접 생산에 참여한 적은 없었으니 전혀 노하우가 없었죠. 처음에는 양산 개수가 많지 않아 적당한 생산 공장을 잡기도 힘들었어요. 간신히 공장을 잡고 나서는 납품을 맞추느라 공장에서 아저씨들과 밤도 많이 새웠어요.”

하지만 모든 어려움은 뜨거운 시장 반응으로 해결됐다. 제품이 관심을 끌며 먼저 상품을 찾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했다.

라비또의 성공은 단연 토끼 귀가 달린 독특한 디자인이다. 아이디어의 탄생을 어떨까.

“스마트폰을 적극 사용하는 젊은 세대, 그중에서 여성이 가장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또 액세서리로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고 싶은 욕구도 반영하고 싶었어요. 젊은 여성은 휴대폰 하나도 남들과 다른 걸 원하는데 휴대폰 자체로는 차별화가 안 됩니다. 그래서 다양한 액세서리를 찾는 거고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이 스마트폰 케이스죠. 색상만 다르고 고만고만한 다른 스마트폰 케이스와 달리 디자인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주고자 했고 그 답이 바로 토끼였죠. 토끼라는 캐릭터 자체는 굉장히 친숙하지만 토끼 귀가 강조된 스마트폰 케이스 디자인은 확실히 다른 제품과는 차별점이 있으니까요.”

대기업 선임 디자이너 출신이자 스타트업 CEO로서 곽 대표의 디자인 원칙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 혼자만이 아닌 누구나 함께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순수 작품 활동은 내 의도대로, 내가 좋은 대로 합니다. 이해는 보는 사람 몫이죠. 하지만 디자인은 다릅니다. 저만 좋아서는 의미가 없죠.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이를 제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여행을 하고 다양한 디자인 전시회에 참가하는 이유도 눈과 귀를 열어 세상의 변화를 보고 듣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죠.”

곽 대표가 창업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디자이너로서 자유로움을 느낄 때다. 제품 개발 첫 출발이 디자인이지만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면 처음 의도가 상당 부분 희석되기 일쑤다. 기업에 속해 일하다보면 디자이너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곽 대표는 라비또의 성공을 디자이너이자 CEO로서 처음 기획한 디자인을 최종 제품에 온전히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라비또 제품이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을 목격할 때의 강한 희열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고급 백화점과 해외 애플숍 한가운데 라비또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을 보면 창업이라는 `고생`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장 힘든 순간은 라비또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짝퉁들이 활개치는 모습을 볼 때다. 라비또 제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짝퉁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처음 라비또 제품이 세상에 나오고 빠른 시간 내 인기를 끌자 짝퉁 제품이 쏟아져 나왔어요. 정상적으로 라비또에 물건을 주문한 업체들도 납품이 늦어지면 짝퉁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죠. 가짜 라비또 사이트도 등장해 기승을 부렸어요. 해외 업체가 가짜 사이트에서 주문해 피해를 보는 일도 발생했죠.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웃어넘기기엔 상황이 심각합니다.”

단순히 형태만 따라한 조악한 제품이 라비또 이름을 달고 팔려나가는 현실이다. 디자인이 비슷한 것만이 아니라 제품 이름은 물론이고 회사명, 심지어 디자이너 이름까지 그대로 베낀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자인에 대한 보호가 너무 부족합니다. 제도적으로 이렇다 할 보호장치가 없으니 짝퉁이 넘칩니다.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기도 하는데 너무 많은 곳에서 대놓고 베끼고 있어 하나하나 대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라비또는 단순한 스마트폰 케이스 생산을 넘어 스마트폰 충전기 등 다양한 분야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폰5 출시를 겨냥해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곽 대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은 이유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 덕분”이라며 “제품 디자인의 선호와 함께 한국에서 만든 제품 품질에 해외 시장 신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뒤지지 않는 아이디어와 품질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국한되지 말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미나 라비또 대표의 성공 키워드

1.하고 싶은 일을 해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지속적인 열정을 쏟기란 정말 쉽지 않다.

2.시장을 넓게 봐라

좁은 한국 시장에만 집착할 필요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지구 반대편에도 있을 수 있다. 더 넓은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3.바이어와 신뢰를 쌓아라

한 나라에 여러 바이어 두지 않는다. 한 사람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가 쌓이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곽미나 대표 이력

◇라비또는

라비또는 2011년 4월 설립된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 스타트업이다. 토끼 귀가 달린 스마트폰 케이스 생산으로 수많은 스마트폰 액세서리 기업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부상했다. 현재 2개의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라비또는 토끼를 뜻하는 영어단어 래빗(Rabbit)과 우리말 `토끼`를 합친 말이다. 어감이 좋은 브랜드명을 원했다는 설명이다.

라비또 제품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전 세계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라비또 매출 90%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외국에서 인기가 높다. 별도 마케팅 없이도 해외에서 먼저 제품 판매를 의뢰해 올 정도로 해외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특히 `블링블링` 모델은 출시 석 달 만에 10만개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제품 하나로 라비또는 전 세계에 소비자를 얻었다.

라비또의 목표는 브랜드 파워를 키워 최고급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고급 매장 진입으로 명품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명품 액세서리 브랜드를 넘어 차가운 IT 제품에 따뜻함을 더해주는 브랜드로 도약할 방침이다

◇라비또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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