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대거 이전에 함박웃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글로벌 IT제조업체 말레이시아 투자 현황지난해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말레이시아다. 주요 글로벌 IT제조업체들이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대에 위치한 말레이시아로 생산공장 등을 속속 이전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가 올해 1분기 23억5000만달러(75억링깃) 규모의 외국자본이 투자를 했다면서 자본 대부분은 IT기업이 공장을 이전하거나 라인을 증설하면서 흘러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드디스크(HDD) 생산 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은 가장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태국 홍수로 인해 2억달러가량의 손실을 봤다.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던 태국 공장이 문을 닫자 눈을 돌린 곳이 말레이시아였다. 웨스턴 측은 향후 5년간 12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웨스턴디지털의 새로운 공장이 문을 연다.
반도체업체 인텔과 내셔널인스트루먼츠, 음향기기업체 보스, 전자통신장비업체 애질런트 등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글로베로닉스테크놀로지의 흥헉 리 지역총괄은 “많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이제야 자연재해가 얼마나 위험한지 눈을 뜬 것 같다”며 “페낭은 가장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도 불안 요소는 있다. 말레이계, 인도계, 중국계 등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진 국가라 인종 문제와 관련해 과격한 견해를 지닌 당이 집권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페낭은 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와 대척점에 있는 당파가 주도권을 잡았었다.
그 대신 경제적 지원을 좀 더 확대해 해외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림 구안 응 페낭 수상은 “올해가 기업 유치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말레이시아에서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첫 삽을 떴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