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직원 비리 조사, 감사원·검찰·경찰까지 나서

한국전력 직원 비리 조사가 검찰에 이어 감사원과 경찰까지 확대됐다.

22일 감사원과 경찰에 따르면 한전 직원의 비리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6월 한전 직원 뇌물수수를 적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사정기관들은 한전이 발주하는 전기공사 불법 하도급과 현장에 적용되는 전력신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전기공사 과정에서 한전 직원이 불법 하도급 업체를 묵인한 대가로 사례비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하도급은 최초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을 주는 것으로 입찰자와 실제 공사 주체가 다르다. 결국 공사능력 등 자격 요건을 갖춘 업체는 선정에만 참여하고 실제 공사는 전혀 다른 업체가 맡는 형태다.

전력신기술은 선정부터 현장 적용에 이르기까지 직원 비리의 온상으로 업계는 받아들였다. 지식경제부로부터 전력신기술로 한번 지정되면 발주처인 한전이 공사업체에 적용을 권장한다. 신기술 개발업체는 최장 10년 동안 기술사용료와 그에 따른 장비수익이 보장된다. 그런데 신제품인증(NEP)·신기술인증(NET)이나 건설신기술 등과 달리 현장평가 없이 서류심사로 이뤄진다. 이 허점을 이용해 선정 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신기술이 공사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도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규정대로라면 신기술을 적용해야 하지만 고가 장비를 사용하거나 공사기간이 기존보다 더 많이 소요되는 일부 기술에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한전에 허위로 보고한다. 이를 한전 직원이 묵인해주는 대가로 금품 등 뇌물이 전달됐다는 의혹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력신기술과 불법 하도급 관련 감사를 진행 중이나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감사위원회를 거쳐 조만간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서경찰서도 지난해 8월 한전 공사감독관 등 관계자 100명이 약 15억원 상당의 금품 수수혐의를 조사해 처벌한 데 이어 최근 추가 제보가 들어와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지난해 사건과 유사한 형태로 최근에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전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한전 내 전력신기술 TF를 발족하고 전력신기술 실태를 파악 중이다. 기술 현실화와 직원 비리 개연성이 있는 모든 통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한전 관계자는 “불법 하도급 및 전력신기술과 관련해서 감사원과 검찰에 이어 경찰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며 “TF를 구성, 불미스러운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등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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