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요타의 렉서스 브랜드가 지난 16일 하이브리드카인 `뉴 제너레이션 GS 450h`와 `올 뉴 RX 450h`를 출시했다. 도요타 렉서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젤 차량들과 하이브리드카로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2005년 RX400h를 내놓고 럭셔리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렉서스는 이미 5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고 있다.
앞바퀴 굴림 해치백인 CT200h에서부터 최고급 대형 세단인 LS600h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렉서스의 전 세계 판매량 중 30%가 하이브리드 모델이고, 특히 일본에서는 70%를 하이브리드 모델이 점유하고 있다. 렉서스는 2015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8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된 GS 450h와 RX 450h는 모두 2세대 모델로 거듭나며 하이브리드카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때맞춰 개최된 시승행사에서 이들을 접해봤다.
우선 서울 양재동을 출발해 경기도 안산의 탄도항을 거쳐 안산 스피드웨이까지, 약 100㎞의 거리를 이동하며 연비 주행을 하게 됐다. 시승차량인 GS 450h의 국내 공인연비는 12.7㎞/L. 도심 11.9㎞/L, 고속도로 13.7㎞/L이다. 하이브리드에 도가 튼 도요타 엔지니어들에 따르면,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카도 시속 60㎞로 정속 주행하면서 종종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자체 충전이 이루어지도록 하면 수치상 가장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지형과 교통 흐름, 신호 등을 따라야 하는 일반 도로에서는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카의 잠재력을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노력은 해봤다. 그 외에도 신호에 걸려 정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미리 감속을 시작해 충전을 늘리고, 가속페달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밟아 엔진 부하를 줄여야 한다. 배터리가 잘 충전된 상태에서는 엔진 개입 없이 모터만으로도 시속 40㎞까지 주행할 수 있으므로, 이 `EV모드`를 잘 활용하면 연료 소모 없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세 명의 기자가 교대로 운전한 결과 17.3㎞/L의 연비를 얻을 수 있었다. 나름 좋은 수치를 뽑았다고 생각했지만, GS 450h는 물론 상대적으로 불리한 RX 450h로도 18㎞/L 이상을 기록한 이들이 있어 꼬리를 내려야 했다.
흔히 하이브리드카라고 하면 연료소모와 배출가스를 줄인 대신 힘이 모자란 차라는 이미지를 갖기 쉬운데, RX 450h와 GS 450h는 다르다. 가령 GS 모델 중에서도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GS 250, GS 350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최상위 버전이 바로 GS 450h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GS 450h의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맞추면 V8 엔진을 얹은 차에 뒤지지 않는 가속성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도요타의 설명이다. 다만 이때는 배터리를 급격히 소모하기 때문에 다소 제약이 따른다. GS 450h에 탑재된 고효율 3.5리터 V6 엔진은 29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여기에 2개의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더해진 후륜구동용의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합계 345마력을 발휘한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모델로 지목된 벤츠 E350(가솔린)이나 아우디 A6 3.0 TDI(디젤)와 비교하면 출력과 0-100㎞/h 가속시간, 연비 등에서 GS 450h가 우월하다. 특히 부분적으로나마 전기자동차처럼 무소음에 가깝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것은 일반 엔진을 탑재한 경쟁모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다.
렉서스 GS 450h의 가격은 8150만원. RX 450h는 사양에 따라 8000만원과 8607만원으로 나뉜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