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뮤직비디오 연령 등급제 실시를 앞두고 온라인 음악 및 포털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 뮤직비디오에 사전 연령 등급을 부여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후 심의 절차나 온라인 운영 방식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올 예정이어서 업계는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소년 대상 인터넷 콘텐츠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이나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하는 기존 정책과의 충돌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터넷 뮤직비디오는 대가 없이 제공한다면 등급분류를 받지 않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으로 인터넷 뮤직비디오는 앞으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영등위는 방송용보다 수위가 높은 선정적·폭력적 내용의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등급제 실시를 앞두고 연령 확인을 위한 사용자 인증 여부 등 기술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부 온라인 음원 서비스는 로그인해 연령을 확인한 후 등급에 따라 적합한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주민등록번호 사용을 줄이려는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청소년 콘텐츠 보호 정책이 충돌하면서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역차별 문제도 거론된다. 행정력이 미치는 국내 음악 서비스는 규제를 받고, 실질적으로 뮤직비디오가 많이 올라오는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는 규제가 불가능하다. 시장의 자정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내면서 인터넷 산업이 활기를 잃는다는 우려다. 국내 사업자 부담만 키운 인터넷 실명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자세한 시행 방안이 나오지 않아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이라며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지속적으로 규제가 늘어나는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영등위는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보완, 개정안 발효 이전 관련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영등위는 18일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영등위 관계자는 “주요 제작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