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회사들이 고졸채용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동서발전을 시작으로 6월에는 한국중부발전, 18일에는 한국남동발전이 연이어 공중파 채용 오디션 방송에 출연하면서 고졸인력을 경쟁적으로 채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경전의 화살을 댕긴 것은 중부발전이다. 중부발전은 오디션을 통해 고졸인력을 선발하면서 감성마케팅과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업계에서는 기술직이 아닌 홍보인력을 채용하면서 감성에 호소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발전업계에서는 임원진단에서 독특한 채용 프로그램을 추진하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
임원진들까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면서 발전회사들간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방송일자로만 따지면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동서발전이다. 하지만 중부발전의 방송은 늦었지만 최초 기획 아이디어를 구상한 만큼 사실상 원조라고 말하고 있다. 18일 방송에 나온 남동발전은 발전사들 중 가장 먼저 섭외를 받아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원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남동발전은 오디션에서 결선 최종 3인을 모두 합격시켜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두기도 했다.
발전회사 홍보담당자들은 고졸채용 오디션 방송이 회사 인지도와 대외 이미지 향상 효과가 높다는 평가다. 발전회사들은 매출 5조원 규모의 대기업이지만 그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만 전파를 탓을 뿐 이번처럼 장시간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며 회사 이름을 알린 적은 없었다.
발전업계 고졸채용 오디션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한국서부발전에서도 내부적으로 관련 기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한번 전파를 탔던 발전사들도 하반기 및 내년에 재참여를 준비하는 곳까지 생기고 있다.
발전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마이스터고 인력채용 경쟁이 올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정점을 그리고 있다”며 “일부 회사는 앞서 오디션에서 아쉽게 탈락한 학생들의 채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