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세는 전력을 차단하고 국가의 전력예비율에 따라 사용량을 일부 제한하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인프라가 전국 가정에 보급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전력피크를 줄이기 위해 전국 가정을 대상으로 전기절감시스템(ESS)과 원격검침(AMR)시스템 무상 보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경부 내 실무부서와 한국전력·전력거래소 간 협의를 끝내고 타당성 용역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SS는 가정에 유입되는 전력 중 실제 사용전압 외 불필요한 전압을 제거, 낭비전력을 처음부터 차단하는 신기술이다. AMR과 연동해 중요 부하도에 따라 가정의 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비전력을 원격에서 통제할 수 있다.
최근 한국전력이 ESS를 적용한 전력사용 시뮬레이션 결과 우리나라 총 전력소비량인 6794만㎾h 가운데 평상시에는 476만㎾h가, 사용량의 30% 통제할 경우 최대 2889만㎾h의 전력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0기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ESS·AMR 보급사업을 부서 내부의 검토를 거쳐 보급 타당성 용역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 보급이 진행될 것”이라며 “전국 1300만 가정에 ESS도입만으로 476만㎾h의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표준전압 구간은 정상 범위(207~233V)에서 불규칙하게 전달된다. 우리나라 전력은 세계 국가들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의 품질이지만 전압 특성상 이동되는 과정에서 기복이 발생한다.
ESS는 필요한 전압(220V)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낭비되는 전압을 애초부터 막는 원리다. 이 시스템이 보급되면 매월 전기요금 5만원을 납부하는 가정(30평 아파트 기준)의 절감액은 월 5000원,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을 포함하면 연간 15만원(월 1만2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성남 분당 붓들마을 금호어울림아파트와 서울 마포 펜트라우스에 ESS를 적용한 결과 각각 10.8%, 9.8% 절감효과가 발생했다.
50~60만원대로 가정용 AMR 및 ESS 무상 공급이 가능하다. 전기요금 절약분으로 가정용 ESS 비용을 충당하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은 전혀 없다. 3~4년 내 전기요금 절약분으로 ESS 등 장치비용이 전부 해결된다. 이후부터는 실제 절약효과를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다. 전기요금 현실화에 따라 요금이 인상되면 가정에서 피부로 느끼는 절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SS 개발업체인 이에스에스콤은 자체 개발한 20여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기반의 제어기술인 소프트스위칭 기술을 적용했다. 가정의 여러 콘센트에 전기를 보내주는 분전반과 연결해 설치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정확한 전기를 보낼 수 있다.
분전반의 제어 및 센싱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10~30%까지 선별적으로 가전제품 사용을 차단할 수 있다. 결국 블랙아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