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발전소로 전력피크 극복한다]<중>국민발전소 참여,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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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상업시설 밀집지역 매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냉난방 실태조사 결과 60% 이상이 냉방기를 가동한 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열고 냉방을 가동할 경우 최대 3.4배의 전력소비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점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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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전국 대형발전소 직원들이 비상근무상황에 돌입, 긴장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에너지절약을 강조하는데 여념이 없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전력 낭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주소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1973년(375㎾h) 대비 2009년(8323㎾h)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1.9배, 독일과 미국은 1.5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가전제품의 대형화, 전기 냉·난방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에너지과소비가 초래됐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가구당 대기전력 소비는 연평균 209㎾h, 약 2만5000원으로 가구당 연간 총 전력소비(3400㎾h)의 6.1%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손실은 연간 42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날씨가 조금만 더워져도 전력예비율에 빨간불이 켜지는 상황이다.

전력부족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기 소비자가 적극적인 행동개선에 나서 전력공급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발전소 건설의 취지다. 국민발전소 건설의 시작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에어컨 설정온도를 26도만 설정해도 건강과 에너지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하절기 냉방전력은 최근 5년 동안 최대전력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2009년 1278만㎾(20%)에서 올해 1618만㎾(21%)로 증가했다. 에어컨 설정온도를 1도 낮출 경우 약 7%의 전력이 더 소모되는데 반대로 실내온도 1도를 높이면 국가적으로 50만㎾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2주일에 한 번 정도 에어컨 필터를 청소해 먼지를 제거하면 5%의 절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에어컨을 구입할 때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3등급 제품보다 약 30%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이른바 `국민발전소 건설 4대 실천요령`을 발표했다.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전기를 아껴 전력수요를 분산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 뽑기, 쿨맵시 착용 등으로 원자력발전소 1기에 달하는 100만㎾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에너지절약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면서도 실천에 있어서는 국민 참여가 약한 것이 현실”이라며 “상업시설이 문을 닫고 영업한다면 상점 하나하나가 작은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 실시한 정전대비 위기대응훈련 등 `제1기 국민발전소 건설주간` 동안 화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500만㎾를 절감하는 등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