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PL 기획 1회]21세기 산업경쟁력 핵심 `SSPL`(개념 및 적용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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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소프트웨어 프로덕트 라인(SSPL)`은 유럽이 미국 제조업에 앞서 나가기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개발·적용한 소프트웨어(SW) 개발방법론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제조기술과 조직운영, 산업구조 등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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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SSPL을 적용해 자동차, 항공, 의료, 통신 및 가전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앞서가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가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려면 SW 역량을 높여야 하는데, SSPL이 그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에 SSPL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그래서 본지는 한국SW기술진흥협회 및 학계·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SSPL에 대해 알아보는 기획연재 시리즈를 마련했다. SSPL의 개념부터 유럽 및 미국의 성공사례, 국내기업 SSPL 추진현황, 향후 전망까지 5회에 걸쳐 상세하게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1회:21세기 산업경쟁력의 핵심 SSPL

2회:미국을 앞지른 유럽 제조혁명의 핵심 SSPL

3회:SSPL을 통해 꿈과 현실의 벽을 허물자

4회:글로벌 SW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천상륙작전의 시작

5회:SSPL에 의한 국가 SW 역량 강화

1980년대 이후 생산방식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와 세분화에 의해 대량고객맞춤화(Mass Customization) 형태로 발전했다. 과거의 불특정다수를 위한 대량생산에서 시장과 생산 환경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SW 경쟁력을 확보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출현한 것이 바로 SSPL이다.

SSPL은 대량고객맞춤화 생산이 가능하도록 플랫폼·프로세스를 사용해 SW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패러다임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 핵심은 다품종 다수고객 맞춤생산을 위해 SW 아키텍처나 컴포넌트 등 핵심 자산을 재사용하는 데 있다. 대신 가변 요소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SW 개발 공정을 집약적으로 변화시켜 원가절감과 품질개선, 적기출하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

◇SSPL의 4대 요소=SSPL의 4대 요소는 △대량고객맞춤화 역량 △플랫폼 △프로세스 △SW와 시스템의 융합이다. 모든 산업은 고객 만족을 높이는 방향을 발전해왔다. 기업 역시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경쟁을 펼친다.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기능, 성능, 신뢰성, 안전성, 편리성 등의 품질 측면 뿐만 아니라 가격, 유지비 등 경제성과 적시출시 등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객마다 품질과 경제성, 적시출시 등의 만족도 요소를 선호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로 인해 단일 제품이나 서비스만으로는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SSPL이 다수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량고객 맞춤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랫폼은 다른 기술이나 프로세스가 만들어지는 기술 기반이다. 즉 체계적으로 재사용되는 자산 체계를 의미한다. 제품라인(프로덕트 라인)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유사한 특징을 갖는 제품군을 의미한다. SSPL은 내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라인을 개발함으로써 개발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다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제품으로부터 얻어진 기술과 지식이 공통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집적돼 발전하고 전체 제품군 경쟁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별로 개발하면 이런 축적 효과가 약하고 제품이 단명하는 경향이 강하다.

프로세스는 작업 처리 공정을 의미한다. SSPL에서는 사용자 업무 프로세스, 개발 프로세스, 운영 프로세스를 모두 의미하며 플랫폼과 프로세스를 융합·개발해 최적화한다. 사용자, 개발자, 운영자 업무 프로세스가 플랫폼에 통합 반영돼 자동화되고 최적화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준다.

SSPL은 SW와 일반 시스템 개발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또 SW와 시스템이 융합된 SW 집약시스템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다. SSPL은 SW와 시스템을 통일된 관점에서 개발함으로써 시스템 개발을 더욱 용이하게 해준다.

◇산업현장 속에 살아 적용돼=현재 SSPL은 SW 중심 제품을 생산하는 여러 제조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기장치 SW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보쉬, 컨티네털 같은 유럽 자동차 전기장치 부품업체는 일찌감치 SSPL을 적용해 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델파이, 덴소와 같은 미국 및 일본 자동차 전지장치 부품업체도 동참하고 있다.

SSPL이 자동차 전기장치 SW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자동차라는 제품이 하나의 제품계열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각 자동차 회사는 독립적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자동차의 기본 구성과 운전방법은 동일하다.

자동차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으로 구성된 파워트레인과 바퀴, 조향, 제동, 서스펜션을 이루는 섀시, 자동차 몸체로 구성된다. 자동차라는 제품 계열 내 이러한 하부 제품 계열들은 각각 가져야할 개별 기능과 공통 기능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4행정 가솔린엔진 기본구성은 어떤 자동차 제조사에서 생산하든 동일하다. 하지만 배기량, 실린더 수, 흡기방식, 연료공급방식은 각 엔진마다 다르다. 엔진을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에 탑재되는 SW 개발도 이런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다. 4행정 내연기관 연소를 제어하는 SW는 공통 SW로 개발되고, 배기량, 실린더 수, 흡기방식, 연료공급방식 등의 가변성을 고려한 SW로 개발된다.

자동차 한 모델 개발 기간은 2년 이내로 단축됐지만 기본적 이동 수단 외에 자동차에 요구되는 편의, 통신 등 부가 기능은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싣고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 특성상 이에 상응하는 안전 및 신뢰성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정된 개발 인력과 비용으로 단기간 내 이런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다양한 차량 모델을 위한 다수의 전기장치 SW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SSPL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비스·컨설팅에도 적용=SSPL은 컨설팅 산업에서도 이미 적용 사례가 존재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준거한 원산지 판정솔루션이 그 사례다. FTA를 활용하려는 수출기업은 FTA 협정조항과 각국 관세법에 의한 요건충족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돕는 것이 원산지 판정솔루션이다.

원산지 판정솔루션은 주로 구매모듈, 수불모듈, 매출모듈 등 7개 모듈로 구성된다. 이 모듈들은 제조기업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보를 재배열하기도 하고, 룰과 계산공식을 활용해 FTA 협정조항과 관세법에 부합하는 판정을 산출하기도 하는 솔루션의 구성단위다.

원산지 판정솔루션에 대한 SSPL 적용의 출발점은 이러한 솔루션 구성단위의 구분이었다. 그 구분은 제조기업의 정보관리를 잘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이를 위해 회계전문가의 아이디어 발굴이 필요했다. 즉 기업의 회계정보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는 회계전문가가 구매, 수불, 매출 등 정보를 재배열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재배열된 정보는 각 협정당사국별, 수출제품 종류별로 원산지를 판정하는 공식이 다르기 때문에 룰 정보의 전문가인 관세사가 룰 엔진 및 판정에 대한 밑그림을 더해 나갔다.

이러한 과정을 도메인 엔지니어링(Domain Engineering)이라고 한다. 이는 회계전문가나 관세전문가가 IT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여기에서 IT전문가의 참여는 필수다.

도메인 엔지니어링에서 그린 밑그림은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을 통해 SSPL 대상 솔루션·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다.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은 도메인 엔지니어링에서 구상한 개념도를 구체적인 설계도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IT솔루션 개발에 대한 `시행착오` 경험이 풍부한 SW 전문가들이 참여해 솔루션·SW 구성단위를 구분·정의하고, 일정하게 반복 재활용될 구성단위를 고려해 플랫폼 형식으로 설계도를 그려나간다. 마치 레고 블럭이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진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그 구성요소간 호환과 재활용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자신문·한국SW기술진흥협회 공동기획

■자문위원: 이단형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 회장, 김채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 이지현 대전대학교 교수, 김수옥 LG전자 상무, 박문구 삼정KPMG 상무, 김창선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전문위원, 김덕태 디티웨어 대표, 최무석 컨티넨털오토모티브 SW리더, 김광진 셈웨어 대표, 최종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서동권 현대엠엔소프트 기술연구소장, 박종하 SK C&C 팀장, 지창건 MDS테크놀러지 부장(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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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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