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지갑처럼 사용하는 `모바일 지갑(Mobile wallet)`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구축이 유럽 전역에서 시작된다. 영국, 독일 등 주요 이동통신업체는 지역 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해외 사업자와 협력해 준비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9일 유럽 각지에서 모바일 결제 플랫폼 구축이 본격화된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가장 앞섰다. 영국 이동통신시장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에브리싱에브리웨어(EE), 보다폰 영국, O2 영국 등 3개사는 합작사를 설립, 단일 모바일 결제 플랫폼 `프로젝트 오스카`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작사는 은행, 카드사, 소매점 등과 연합해 영국 전역에서 통용되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시행하는 게 목표다. 현재 비자와 공동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시스템 단말기를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영국 규제당국은 4위 이통사인 허치슨 왐푸아 영국 등 경쟁사의 의견을 수렴해 프로젝트 오스카의 독과점 여부를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승인할 예정이다.
유럽 내 2위 사업자인 도이치텔레콤은 구글이 만든 전자지갑 `구글 월렛`과 협력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 토마스 키스링 혁신부문 총괄은 “마스터카드와 모바일 지갑에 대한 포괄적인 협력을 시작한다”면서 “현재 은행, 카드사 등 50~60개가 난립하고 있는 모바일 카드 결제 플랫폼을 단일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구글과 논의 중이며 상당부분 진척이 됐다”고 밝혔다. 오픈 모바일 운용체계(OS)인 모질라 기반으로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니스 지역을 중심으로 오렌지텔레콤 등 3개 이통사와 1개 MVNO가 참여하는 모바일 지갑 시범 프로젝트인 `시티자이`를 시작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상점에서도 NFC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중 결제 등 에러가 빈번하게 발생해 서비스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티자이 측은 “연내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며 “더 많은 카드사, 가맹점과 제휴를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 유럽 내 이통사 모바일 지갑 서비스 현황
자료:각사 종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