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여름철 자연재해 스마트하게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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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최근 신문이나 뉴스에서 많이 접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다.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됐다.

지난 2010년 여름 600년 고도인 서울 광화문 네거리가 물에 잠겼다. 또 2011년 7월에는 집중호우로 우면산에 산사태가 발생해 16명의 희생자를 냈다.

이처럼 인적·물적 피해가 컸던 것은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탓이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2011년 7월 26·27일 오후에는 서울에 500㎜에 가까운 폭우가 왔다. 이는 일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의 30% 이상에 해당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 이래 서울에서 시간당 100㎜ 이상의 비가 내린 예는 1942년 8월 5일과 1964년 9월 13일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 도시에서는 낮 동안 열을 받은 콘크리트 혹은 도로와 같은 구조체가 여름 밤 동안에 열을 방출함으로써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주택이나 빌딩 등의 에어컨 실외기는 40도가 넘는 열기를 뿜어내며 도심 전체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열섬그룹(Heat Island Group)`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열섬효과 때문에 매년 여름에 1억달러 정도의 전력을 추가로 소비하고 있다. 또 고령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 계층은 도심에서 열섬현상 탓에 건강과 경제적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이처럼 도시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도시홍수와 열섬현상이다.

도시홍수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특히 빗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도시의 불투수면으로 인해 사태가 악화된다. 서울은 2005년 기준으로 불투수면이 도시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인 약 48%에 이른다.

도시에 건물이 밀집되고 대형 건물과 도로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녹지 등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와 같은 인공 지표면이 늘어나 토양처럼 자연적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기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 게다가 자동차나 에어컨 실외기로부터 나오는 열로 도시의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열섬현상이 나타난다. 참고로 건물의 밀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도시의 온도가 약 0.16도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의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도시홍수와 열섬효과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도시의 생태 기능을 강화해서 열섬현상을 완화해야 한다. 숲을 확보하거나 도로를 따라 가로수를 심고, 건축물의 옥상에는 녹화를 통해 잃어버린 생태 기능을 복원하고 강화해 도시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

둘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건축물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스마트하게`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지붕 재료, 냉방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창호를 개발하고,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며 바람 길을 조성해 도시 내 에너지 이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외부로 버려지는 폐열 발생을 줄이는 것이다.

셋째, 잃어버린 물 순환 기능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도시의 불투수면을 줄여 누수 유출을 막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투수성 포장, 녹지 조성 등으로 자연적인 물 순환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hswoo@kic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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