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차대회` 기조 강연자로 나선 윤덕용 포스텍(포항공과대학) 부이사장은 `한국 이공계 학생의 인문 교육`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윤 부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공학교육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공계 학생들도 고전 읽기와 같은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주장 같지만 공학박사로 과학기술원 원장까지 지낸 뼛속까지 엔지니어임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 부이사장은 미국과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 실태를 비교하며 미국은 이공계 학부 과정의 25%가 인문·예술·사회과학인 데 비해 우리는 미국 이공계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옳은 이야기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흔히 산업계에서 우스갯소리로 이공계를 전공한 엔지니어를 여성, 남성에 이은 제3의 성으로 부른다. 좋게 풀이하면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소신있게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몰입하는 인간형이라는 이야기다. 반면에 좀 비하하면 연구실에 틀어박혀 소통이 안 되는 다소 꽉 막힌 모습으로 이해되는 게 사실이다.
인문학은 결국 삶과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기본이다. 또 하나는 최근의 산업계 화두와 관련이 깊다. 감성·소통·창의성·융합 등 산업계에 떠오른 키워드 대부분이 결국 인문학적 소양을 배경에 깔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은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결국 숙성돼야 한다. 사회로 나가는 마지막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실무와 인성 교육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게 시대의 요구이자 미래에 원하는 인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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