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기관 로고는 부릅뜬 눈을 형상화했다.
기업이 공정하게 거래하고 영업하도록 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늘 지켜보겠다는 뜻이 담겼다.
공정위가 정보기술(IT) 업계 오랜 관행인 소프트웨어(SW) 하도급 문제를 풀어 헤쳐 보기 시작했다. 나아가 SW업계와 연쇄 간담회를 갖고 중소 SW업계의 의견을 담은 표준 하도급 계약서까지 만들어 보급하기로 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가 이 문제에 간여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사실 우리 경제는 IT를 실핏줄 삼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지만, 그 실핏줄은 썩고 뭉치기 시작했다. SW에 대한 입찰가 옥죄기와 후려치기 관행이 여전한 병폐로 남았다. 이런 불합리를 도려내기 위해 경제검찰 공정위가 칼을 들었다.
사실 SW산업 육성을 위해 법·제도 차원의 변화는 많이 이뤄졌다. SW산업진흥법이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지난 18대 국회 회기 안에 처리됐다. 80억원 규모 이하 공공 SW사업엔 대기업이 아예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 조치도 SW업계로선 단비 같은 일이다.
이런 법적 조치에 이어 공정위가 시장 차원의 질서 바로잡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공정위는 우선 중소 SW업계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래야 바른 표준하도급 계약서가 나올 수 있다. 공정위가 만들어진 뒤 처음으로 우리나라 SW산업 체질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작업에 나선 격이다. 그만큼 공도 많이 들고, 여기저기 들리는 얘기도 많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심을 잡고, 원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공정위의 부릅뜬 눈이 우리 SW시장을 바로잡고, 국산 SW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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