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를 팔 수 없게 됐다.
갤럭시 넥서스와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 4.0 운용체계(OS)를 쓰는 `갤럭시S3`까지 판매 금지 불똥이 튈지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출시 반년이 된 갤럭시 넥서스 판매 금지로 삼성의 피해도 만만치 않지만 갤럭시S3까지 판매 금지 판결을 받을 땐 천문학적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지난 주말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를 신청한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애플이 지난달 5일 북부지방법원에 갤럭시S3가 갤럭시 넥서스가 침해한 2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병합해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데 따른 판결이다. 법원은 병합 요청은 거절했지만 이번 승리로 애플이 갤럭시S3 판매 금지 가처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판결은 특히 애플과 구글 진영 싸움으로 비화될 토대를 만들어줬다. 이는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가 가진 성격 때문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4.0 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의 첫 제품이자 여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의 레퍼런스폰이다.
갤럭시S3가 이번 판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는 것은 갤럭시 넥서스와 같은 OS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S3에 이번 판결과 관련된 기술이 사용됐는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삼성에 대한 애플의 글로벌 특허전은 구글을 상대로 한 매우 잘 조직된 싸움”이라며 “애플이 안방인 미국 소송에 전력 투구하고 있어 삼성이 잘 방어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달 말 연이어 앞마당에서 삼성전자 제품 두 개를 판매 금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이번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는 갤럭시탭과 달리 삼성과 구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공탁금만 1억달러에 육박하는 만큼 삼성전자는 최소한 2억달러 이상 피해가 예상된다.
갤럭시 넥서스는 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탑재된 첫 구글 레퍼런스폰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출시된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최신 제품인데다 아직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여전하다. 미국 법원은 갤럭시 넥서스가 애플이 주장한 네 가지 특허 중 멀티소스 검색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판매금지 예비판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소스 검색은 애플 음성 검색 `시리`의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OS 음성검색 등이 이를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 I/O에서 공개한 안드로이드4.1 젤리빈 역시 음성검색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본안 소송에서도 이 판결이 인정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특허는 구글 기능으로 구글과 긴밀한 협조하에 공동 대응 중에 있다”며 “고객에게 지속적인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