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가 퍼블리싱 업체를 상대로 `인기투표`를 하다니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를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최근 독특한 경험을 했다. 직원 열 명 남짓의 소규모 개발사들이 모여 국내 1, 2등 모바일 게임사를 대상으로 점수를 매겼다. 보통 퍼블리싱 업체가 입맛에 맞는 개발사를 고르는 모습이 상식이다. 오디션 참가자와 심사위원이 뒤바뀐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정부 사업으로 추진하는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2차 사업 발표회 이야기다.
컴투스와 게임빌, 픽토소프트 등 모바일 게임 업계를 이끄는 업체가 20개 개발사를 상대로 자사의 장점 및 사업 노하우를 소개했다. 비공개로 점수를 집계했다. 설명을 듣는 개발사는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퍼블리싱 업체는 긴장했다. 높은 점수를 받은 퍼블리싱 업체일수록 우수한 게임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사랑의 작대기`로 스마트폰 게임분야 최강의 커플이 만들어졌다.
이색 매칭 방식 도입은 사업 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퍼블리셔는 6개월 간 20개 상당의 게임을 출시하기 어렵다. 개발사는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을 가진 파트너를 만나기 힘들다. 퍼블리셔를 좋은 게임을 얻고 개발사는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는 윈윈의 장이다.
이번 행사는 두 번째다. 1차는 컴투스와 게임빌만 참가했다. 일부에서 선두 업체 간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개발사-퍼블리싱 업체 전반적으로 동기부여가 부족했다. 새로운 방식 도입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중소기업에도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도 쌓게 했다. 본격적 사업은 이달부터 시작한다.
김효근 글로벌게임허브센터장은 “우수한 콘텐츠를 가진 개발사가 퍼블리셔를 고르는 시대”라며 “가능성을 보았던 1차 사업에서 2차 사업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 날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2차 사업을 수행할 3개 위탁 퍼블리셔와 20개 지원 게임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분야별 최종 협상을 거쳐 계약을 확정한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각각 8종, 픽토소프트가 4종의 모바일 게임 해외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