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결제 시스템은 구조와 안정성 문제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세계 최대 페이팔이 옥션·G마켓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 것인지에 따라 그 파장은 달라질 것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이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계열사인 국내 최대 쇼핑몰을 지렛대 삼으면 `태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로 갈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PG:Payment Gateway) 서비스 이용 규모는 10억5000만건, 36조9702억원에 달한다. 2010년 대비 각각 11.2%, 19.8% 성장하는 등 전자상거래 결제 증가로 매년 급속도로 성장했다. 모바일 상거래 활성화로 성장 가속도는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G마켓·옥션 시너지 여부 관심=페이팔은 최근 일본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에 눈독을 들인다. 페이팔 글로벌 모바일 결제 솔루션 `페이팔 히어(PayPal Here)`는 소상공인을 겨냥한 상품이다. 모바일 전용 카드 판독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한 결제 서비스다. 아이폰에 삼각형 모양 리더를 꼽아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등을 읽어 결제하게 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결제가 가능해 신용카드시스템을 들여놓지 않아도 된다.
전자결제 업계는 페이팔이 국내 최대 쇼핑몰 G마켓·옥션 등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페이팔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적용되는 곳은 G마켓·옥션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에 쇼핑몰 개인고객은 PG 선택권이 없는데다 페이팔이 일일이 가맹을 해야 해 다른 쇼핑몰로 확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용호 KG이니시스 지불결제연구팀장은 “소상공인이나 쇼핑몰이 전자결제서비스를 바꾸는 데 매우 보수적”이라며 “국내 전자결제는 세무서비스와 연결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페이팔에서 파격적인 수수료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찻잔 속 태풍` 될 수도=국내 전자결제 업체들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페이팔 시스템은 국내법과 저촉돼 서비스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ID와 비밀번호로 인증하는 페이팔은 보안 문제 등으로 관련 기관에서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법인이 설립되더라도 PG사업자 등록과 국내 서비스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려면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CVC번호를 입력한 후 안심클릭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가 된다. 30만원 이상은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결제가 된다. 페이팔은 이 같은 국내 시스템과 다른 구조다.
일본서 시작한 `페이팔 히어`도 국내 통신사와 제휴가 필요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 통신사는 자체 전자결제 시장 개척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페이팔은 어떤 서비스=페이팔은 전 세계 190개국에서 2억2000만개 이상의 계정을 개설, 사업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손쉽게 사용하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개인 정보와 신용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하지만 페이팔은 한 번만 등록하면 돼 국내 전자결제 시스템보다 1~2단계 간편하다. 페이팔 계좌는 일반 개인(퍼스널), 개인사업자용(프리미어), 법인용(비즈니스) 세 가지로 구성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 이용 현황 (단위 : 백만건, 십억원)
자료:한국은행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