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주제발표 - 박일준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현재 업무의 60%는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다. 지난 6개월 동안 느낀 점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고 의견 제시자도 많다는 것이다. 그 의견들은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하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극과 극일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도 나름대로는 많은 얘기를 듣지만 간혹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기도 한다. 중장기적인 문제를 손대지 못하고 단기적 이슈만 신경 쓸 때도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안다. 정부에서 예산과 조직을 늘리는 이유도 향후 소프트웨어 분야가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분야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반도체나 휴대폰 시장보다 가치가 크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지금은 다른 서비스와 융합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소프트웨어는 U-라이프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 활용된다. 미국은 민간주도 소프트웨어 기술혁신을 추진했고 일본도 최근 다른 산업과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도 정부주도 하에 연구개발(R&D)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예산과 세제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소프트웨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인도도 초기 노동직약적 아웃소싱에서 고부가가치 아웃소싱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면 경제적 손실이 크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 나로호, 중국 열차 사고 등이 모두 소프트웨어 문제에서 불거졌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생산은 3조6000억원, 수출은 3조3000억원이다. 모바일과 자동차, 조선업 등의 성과에 따라 생산과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사업 영역도 확장되고 있으며 일상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공생발전형 소프트어웨어 생태계 구축전략 안에 여러 정책이 포함돼 있고 지식경제부에서 하나하나 추진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은 왜곡된 시장 질서, 대기업 내부거래, 공공 시장 저가수주, 발주기관 전문성 부족, 요구사항 불명확, 낮은 유지보수 대가, SW 기업 재투자 여력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중·고급 소프트웨어 인력도 부족하다. 대기업이 인력을 빼가서 중소기업이 힘들어 한다. 폐쇄적인 개발문화, 품질관리 조직의 미비, 재활용 부족. 내수시장에 안주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소홀한 것도 큰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질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업은 체질개선 통해서 소프트웨어 발전을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 조성을 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지경부와 여러 관계부처는 공생발전형 소프트어웨어 생태계 구축전략 구현을 위해 4개 주제 11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질서확립이다. 올해 중소 소프트웨어 사업 대기업 참여하한 금액을 40억원과 8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을 위해 중간에 고시를 20억원으로 개정했다.

또 내년 초부터 재벌기업 소속 기업은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다만 입찰 후 낙찰자가 없다든가 국가안보에 관련된 사업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예외조항을 뒀다. 올 10월을 넘으면 구체적 고시가 나온다. 여러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물론 공공기관은 지금까지 대기업에 턴키로 일을 맡기던 관행이 있어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시를 만들 때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이 생겨난 취지를 최대한 담도록 할 것이다.

선진 수발주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상세 제안요청서(RFP) 작성기준 고시와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 대가산정 업무를 민간 기업에 이양하고 상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체계 합리화도 추진한다.

우리나라는 하자보수와 유지보수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유지보수를 공짜로 여기는데 이런 생각을 먼저 고쳐야 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20% 이상 유지보수 요율을 적용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10%도 주지 않는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합리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소프트웨어 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기술자산 은행으로 우수 소프트웨어의 매입·매각을 위한 것이다. 또 국내 유망 소프트웨어 기업 육성을 위해 하반기에 창업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과 대학원에 소프트웨어 전문과정을 신설하고 전문인력 우대 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를 설립해 취업과 군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후속사업, 창의도전형 소프트웨어 R&D 프로그램, 후불형 서바이벌 R&D 과제 등을 다양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지경부 예산 중 소프트웨어 관련 예산은 2119억원이다. 내년에는 복지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일자리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적어도 금년 수준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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