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소셜&소통경영]<14>소셜미디어와 에이전시 역할

기업은 핵심 역량 강화와 리스크 감소, 경영 효율 추구, 외부 전문성 활용을 위해 아웃소싱을 도입한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IT와 PR·마케팅 분야에서 아웃소싱 업무 수행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어떤 분야에서건 해당 기업이나 기관에서 수행할 수 없는 전문 업무를 아웃소싱으로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일정 부분 성과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아웃소싱 환경은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부족한 면이 너무 많다.

근본 원인은 아웃소싱 업무 경중을 떠나 모든 아웃소싱 발주사는 갑이고, 수행사는 을이라는 등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겠지만 발주사 쪽에서는 돈을 지불하는 곳이 우월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전문성이 없는 분야를 도맡아 해결해 주는 수행사는 해당 업무를 함께 풀어 나가는 조력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르는 분야를 가르쳐 주는 멘토로서 존중해 주고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동반자문화가 절실하다. 수행사 혹은 발주사 제안요청서에 기재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 확보와 인력 양성, 해당 업무를 자신의 일처럼 수행하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최근 소셜미디어 채널과 기능 다양화, 이용자 수 증가, 패키지로 제공되는 채널에 자신만의 차별성을 입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부쩍 느는 추세다. 내부 인력 충원과 전문업체 아웃소싱이 대표적인 분야다. SNS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소통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객은 SNS로 해당기업(관)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친밀감을 느낀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입 초기 개인미디어라는 속성이 강해 자체 인력만으로 SNS를 활용한 고객 소통에 나섰지만 양질의 콘텐츠 양산이 실시간으로 전개되고 텍스트 중심에서 사진·동영상으로 시각적인 면이 강조됐다.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와 프로모션 전략 등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시점에서 내부 인력만으로 SNS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별 목소리를 실시간 전달하고 소통하기에 한계가 있어 SNS 기반의 소통전략과 실행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중장기 고객소통 로드맵이 중요하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기업(관)의 소셜미디어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제도적으로 공급자인 기업(관)은 능동적(proactive)이라기보다는 수동적(reactive)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했다.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할 뿐이라는 태도로 도입 초기 소셜미디어에 접근한 게 사실이다. 이런 입장은 소셜미디어 확산과 고객 요구에 따라 점차 조금 더 능동적인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능동적으로 고객과 소속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조직의 소통 개선에 반영하려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해 주는 단면이다.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SNS를 활용한 고객과 소통 활성화의 성패는 이제 내부에서 외부 아웃소싱으로 빠르게 무게중심이 넘어가고 있다. 조사해 보면 국내 소셜미디어 아웃소싱업체는 대체적으로 기존 웹에이전시와 PR대행사, 신규 SNS 전문 에이전시로 구분된다.

에이전시업체는 개발·디자인에 강점이 있지만 콘텐츠와 PR·마케팅 이해도가 부족하다. PR대행사는 콘텐츠와 PR·마케팅 전략수립 등에 강점이 있어 얼핏 보면 SNS환경에 적합한 업무영역으로 보인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 이해도가 부족하고 SNS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은 오프라인 마인드가 강하다. 신규 SNS 전문업체는 소셜미디어에 특화된 특공대로 구성돼 있지만 기업(관) 이해도가 부족하고 전략 마인드가 미흡하다는 의견이다.

아웃소싱업체 선정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역시 서비스 수준이다. 직접 참여 인력의 전문성, 조직적인 지원 능력, 전략 이해도, 위기관리 능력 등을 살펴봐야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해당업체 자체 SNS 채널 운영현황과 대표자 또는 운영자의 개인 SNS 채널 활성화 여부다.

자신은 소통하기 싫어하면서 남을 위해 소통을 대행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기존 시스템과 다르게 SNS는 직접 활용해봐야 남을 코치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무엇보다 아웃소싱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업(관) 실무자의 소셜 운영 전반 지식과 이해도, 궁극적으로 소셜큐레이터로서 역할 수행이 전제돼야 한다. 알아야 아웃소싱업체의 서비스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알아야 면장이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 ceo@kico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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