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14>논리적 분석보다 감성적 설득

“나는 마케팅 담당 임원들이 판단 내리기를 점점 꺼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지나치게 리서치에 의존하려고 하며, 그것도 마치 술 취한 사람이 가로등을 조명보다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이용하듯 리서치를 이용한다.” 영국의 광고 기업인 데이비드 오길비의 말이다.

지나치게 시장조사나 연구에 의존하면서 논리적으로 분석하다 보면 현실과 거리가 먼 논리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삶은 건조한 논리로 재단할 수 없는 욕망의 현장이다. 욕망은 머리로 이해되기 이전에 몸으로 느낀다. “지금까지 마케팅에 관한 어떤 위대한 결정도 양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내려진 적이 없다.” 미국의 기업가 존 스컬리의 말이다.

양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각종 조사방법을 동원하고 통계적 방법을 활용해 분석하고 재단한다. 그러나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객관적 데이터에 들어 있지 않다. 오히려 데이터와 데이터 사이 또는 데이터의 이면에 숨 쉬고 있다. 데이터로 표출되지 않는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읽어내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무언가 결심할 때 사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한 묶음의 사실보다 하나의 멋지고 영혼을 만족시키는 감정에 의지한다.” 미국 카피라이터 로버트 리비트의 주장이다. 조사와 연구는 주로 논리적 분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논리적 분석으로 밝혀진 객관적 사실로 사람을 이해시킬 수는 있지만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감동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

“이성은 결론을 낳지만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는 영국 출신 캐나다 신경학자 도널드 칸의 말이나 “인간의 감정은 사실에 대한 지식과 반비례한다. 잘 알지 못할수록 더 쉽게 뜨거워진다”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은 이런 점에서 공감이 간다. 객관보다 주관, 이성보다 감성, 머리보다 가슴에 호소할 때 감동하며, 감동하면 과감하게 행동에 옮긴다.

“광고란 인간으로부터 돈을 빼내는 데 필요한 시간 동안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키는 과학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캐나다 작가 겸 경제학자 스티븐 리콕의 말을 명심하자.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