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은 껐다. 세계 눈과 귀가 집중됐던 그리스 재총선 결과, 구제금융 이행을 내걸었던 신민당이 제1당을 차지했다. 이로써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향후 등장할 경기 부양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그리스 재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이 제1당을 차지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오전 장중 한때 19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오름세가 다소 꺾이긴 했으나 전거래일보다 33.55포인트(1.81%) 상승한 1891.71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2% 가까이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상하이지수, 인도지수 등도 1% 안팎 동반 상승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리스 재총선이라는 첫 단추가 잘 끼워지면서 이후 예정된 유로존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당이 승리하며 1당이 됨에 따라 사회당과 연립정부 구성이 유력해졌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낮아지고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리스 문제가 이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확산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전보다 커져 미국 공개시장위원회와 G20 회의 등에서 나올 정책 대응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연정 구성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유럽연합(EU)이 스페인 문제에 집중할 여지를 높일 수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6월말 위기 해법 마련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만 진정되면 증시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조치에다 미국과 중국 경제 회복 기대까지 겹쳐 유동성 장세를 재개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도랠리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려면 유럽뿐 아니라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장 이슈도 큰 몫을 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시작된 안도랠리가 강화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야 한다”며 “멕시코 G20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로 정상회담 등을 통한 정책 공조도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