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 나의 이야기는 `317% 리얼`이다.
에피소드 하나. 지난달 지방 출장을 갔다.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 내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자라는 것을 안 대리기사가 물었다. “`브이오엘티이(VoLTE)`가 나온다던데. 뭐가 좋아져요?”
나름 기자랍시고 기존 음성통화와 달리 인터넷망(IP)을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고 개선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돌아온 건 코웃음이었다. “에이. 통신사가 그럴 리가 있나요? 새로운 서비스라면 무조건 (요금을) 비싸게 받겠죠. 소비자에게 혜택이 올 것이라는 기대 따윈 하지 않습니다.”
낮엔 화물운송, 밤엔 대리운전 하느라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는 그는 통신사에 원한이 있는지 `폭리` `바가지` 운운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에피소드 둘.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던 길. 대학생으로 보이는 세 여학생이 이야기를 나눈다. `보이스톡` 얘기가 나와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한 한생이 전화를 걸더니 보이스톡 사용법을 설명했다. “알았지, 엄마. 이렇게 쓰면 되는 거야. 앞으로 이걸로 통화해.” 보이스톡은 젊은이들 사이에나 뜰 줄 알았더니. 4000만 카카오톡(카톡) 파워의 위력이 느껴졌다.
옆 친구가 한마디 했다. “뉴스 보니까 통신사가 보이스톡 때문에 요금을 올릴 거라던데. 어쩌지.” 다른 친구가 대답한다. “뭐 어때. 요즘 웬만한 건 다 카톡하고, 전화는 잘 안 걸잖아.”
듣다 보니 통신을 `사양산업`이라고 하는 게 극단적인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신사업자는 망 중립성이나 무임승차 등 외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 돌린 소비자의 마음부터 달래려는 노력이 급선무다.
이호준 통신방송산업부 차장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