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 위기 속에서도 홀로 `독야청청`하는 국가가 있다. 바로 1년 6개월 전 유로존에 가입한 에스토니아다. 유로존 유일의 재정 흑자국인데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6%로 유로존 평균치의 5배다.
최근 에스토니아는 앞에 붙는 수사구가 더 생겼다. 바로 유럽 내에서 인구당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설립된 국가다. 스타트업 창업자를 지원하는 아크틱스타트업의 안티 비포넨 CEO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에스토니아는 정치적인 리더십과 문화가 어우러져 스타트업이 많이 탄생할 수 있는 자양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투마스 헨드릭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유럽 내에서도 IT 전문가로 손꼽힌다. 업무를 볼 때 27인치 아이맥을 사용하고 이동 중에는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2를 꼭 소지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으로써 권위의식 없이 트위터에서 트윗을 날리기로 유명하다. 정부 소유의 계정이 아니라 본인 계정에서 직접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에 밝은 정치적 지도자 아래에서 에스토니아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지난해 전자정부 구축을 완료하면서 모든 공공 서류에서 전자사인이 통용된다. 전자투표도 유럽 내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다.
스타트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에스토니아 시장이 작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 온라인 패션상점인 핏츠닷미(fits.me)의 에이키 하드레 CEO는 “정부의 일관적이고 낮은 세금 정책으로 인해 비용을 많이 절감했다”며 “나라가 작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큰 생각을 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체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칠까. 전문가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아추(Achoo) 창업자인 안드러스 퍼드는 “많은 사람들이 에스토니아를 `스타트업 국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며 “스타트업 역시 `진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