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도시광업의 메카 수도권 리사이클링센터

실내 온도 30도를 웃도는 후텁지근한 기온에 쩌렁쩌렁한 소음이 가득했다. 생활가전 제품의 무덤이기도 하지만 버려지는 폐자원을 다시 부활시키는 국내 도시 광업의 메카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수도권 리사이클링센터를 찾았다. 센터는 서울과 근접한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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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에 위치한 수도권 리사이클링센터에서 한 직원이 폐 세탁기를 분해하고 있다.

8000평 규모로 연간 21만톤의 처리시설을 갖춘 수도권 리사이클링센터는 주로 경기·강원지역의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에서 사용 가능한 금속자원을 재자원화해 환경보전과 자원절약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냉장고 16만대와 세탁기 7만5000대가 이곳의 폐금속자원 재활용공정을 통해 철·알루미늄·우레탄 등 1만5000톤의 자원으로 재탄생했다.

폐가전 제품은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거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폐기물로 회수된다. 폐가전이 센터 작업장에 들어오면 우선 수작업을 거친 후 파쇄과정과 자석이나 공기에 의한 선별을 거쳐 철·구리·알루미늄·플라스틱 등 재활용 가능한 물질별로 분리한다. 이후 자원별로 협력업체 입찰을 통해 제철·제련 업체로 팔려나간다.

이곳에서는 매일 냉장고 약 500대, 세탁기 350대 정도가 재활용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매달 약 1200톤의 유가물이 생산된다.

보통 제품당 리사이클링 공정은 30분 내외로 이뤄지며 냉장고는 약 87%, 에어컨은 거의 100%가 재활용이 가능하다. 가전제품의 재활용률은 평균적으로 92%가 넘고 재활용이 안 된 물질은 분진 형태로 모아져 지정폐기물 업체를 통해 소각 처리된다.

리사이클링센터가 흑자로 전환된 건 불과 5년도 채 안 된다. 문제는 폐가전의 회수율이다. 금속가격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폐가전 회수율은 낮다. 회수가 됐더라도 수거과정에서 구리·프레온가스 등 고가의 자원이 중간수거 과정에서 유출되면서 재활용률이 높지 않다.

김만수 수도권리사이클링 과장은 “가전제품에서 회수되는 제품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에서 회수되는 가전 중 온전한 제품은 10%에 불과해 재활용 가치도 떨어진다”며 “특히 냉장고는 프레온 가스 등도 재활용되는데 대부분 파손된 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오염 주범인 프레온가스가 지자체 수거 과정에서 훼손되는 일이 많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리사이클링센터의 역할을 무색하게 한다. 국내에는 수도권 외에도 경기북부·충청·경북·경남·호남·제주 등 총 7곳의 지역별 리사이클링센터가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처리되는 재활용 폐전자제품 양은 연간 9만톤에 달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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