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은 사전적 의미로 안전을 유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도 이 범주에 속한다.
보안은 평상시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안을 아무리 잘한들 본전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고가 터져서야 비로소 왜 중요한지 알게 될 정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문제가 해결되면 또다시 잊게 되는 것이 보안이다.
첨단 기술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전할수록 보안 기술의 중요성은 커졌다. 해킹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면서 이를 막아내는 일이 시급해졌다. 해킹은 네트워크나 프로그램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악의적으로 이용한다. 사회 기반 시설이나 공공기관이 정보기술(IT) 기반의 전산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킹 발생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해킹 대상이 국가 보안 시스템이라면 더욱 그렇다.
흔히 해킹과 보안은 `창`과 `방패`에 비유된다. 방패가 아무리 좋아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는 창을 다 막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한쪽을 막고 나면 또 다른 쪽에서 공격을 해 대서 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 보안 전문가들이 해커 공격에 혀를 내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킹은 둘째 치고 직원들의 보안 불감증이 빚어낸 대형 사고였다. 타깃이 농협이었을 뿐 다른 금융기관이나 국가 공공기관도 충분히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경각심을 일깨웠다.
바야흐로 4세대(G) 롱텀에벌루션(LTE) 시대가 열렸다. 국내 통신 업체들이 LTE 무선망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중요한 보안 부문은 등한시한다. 돈이 되고 눈에 보이는 쪽에만 집중하다 보면 제2의 농협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신선미 전국취재 차장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