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예산이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이다. 새로운 산업은 뜨는데 신규 산업육성 정책은 접어야 할 판이다. 세계는 신산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는 형상이다.
지식경제부도 고민에 빠졌다. 기획재정부 요청을 받아 내년 5% 안팎 줄어든 예산 계획안을 작성하면서 R&D 예산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사실상 산업계 R&D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경부 예산이 줄어들면 미래를 담보하는 R&D 정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재정부의 난감함도 짐작 못할 바는 아니다. `올해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내년까지 국가채무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재정운용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후퇴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차세대 성장 엔진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산업기반이 과감하게 추진한 R&D 정책의 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우리 산업계에는 정부의 정책적 R&D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널려 있다. 기업, 특히 중소 벤처기업이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위험과 재정 부담이 큰 미래 프로젝트에는 동인이 필요하다. R&D 결과물은 실패건 성공이건 우리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물론 최우선은 국민 복지 예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했듯 경제 성장 없이는 복지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우리는 R&D 예산만은 지키려 노력했다. R&D는 국가 경제·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툴인 만큼 예산 삭감은 재고해야 한다. `표`도 신경 써야겠지만 미래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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