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의 선진화와 안정적인 시장가격, 원전·청정화력·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수급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력거래소는 13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012 서울 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를 개최하고 `기후변화와 수급불안 시대의 전력시장`을 주제로 지난해 순환정전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구자윤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에너지 97%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공급과 소비 효율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순환 정전도 경제규모에 맞는 공급 소비체제를 선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사로 참여한 각국 대표들은 기후변화와 전력부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단 우드핀 미국 텍사스 ERCOT 계통운영책임자는 텍사스 순환정전을 언급하며 2015년 전력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장가격이 보장되는 규칙 개정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새로운 자원의 편입을 허용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워터스 주한영국대사관 기후변화에너지팀장은 원전과 청정화석연료, 신재생에너지의 3요소를 미래 전력생산의 중요 요소로 지목하고 저탄소·공급안정·가격안정의 전력시장 개혁을 소개했다.
한국 대표 연사로 나선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9.15 순환정전의 원인을 낮은 전기요금에 따른 전기 과소비로 지목하고 전기요금 현실화를 강조했다. 윤 교수는 “비합리적인 요금체계로 전력 낭비와 수급계획 실패가 발생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정부규제로 재앙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남호기 이사장
“전력수급은 공급 확대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언제까지 발전·송전설비를 추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른 더위로 전력수급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발전소 추가 건설에 의지하지 말고 현재 공급력의 융통성 있는 운영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이사장은 지금의 전력문제는 전체 공급능력의 부족 때문이 아닌 사용량이 일정시간에 집중되는 피크부하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야간 등 전력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의 여유분을 피크시간대로 옮겨오는 운영의 묘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가 제시하는 해결방법은 수요관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확대다.
남 이사장은 “피크부하가 높은 국내 전력상황은 수요관리와 ESS 활용만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며 “ESS 보급이 활성화 되면 발전소와 송전설비 건설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수발전소와 같이 야간 유휴전력은 각 건물과 가정의 ESS에 저장하고 전력사용량이 많아질 때 지역 전력망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방안이다.
남 이사장은 “조업시간 조정과 수요관리시장 참여로 절전에 동참하고 있는 산업계에 감사한다”며 “수요관리시장을 위한 별도 기금 마련과 ESS 공급확대 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