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GM, 도요다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애플의 음성 인식 및 명령 수행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에 눈독 들이고 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이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차의 커넥티비티(인터넷 접속) 시스템에 애플의 음성제어 기술인 시리를 통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각)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향후 발표할 자사의 신차에 애플 시리 기술을 통합 적용할 계획이라고 애플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밝혔다. 대상 차량은 크라이슬러, 메르세데스, 아우디, BMW, 재규어/랜드로버 등이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통합된 애플 시리는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 운전자들은 차량의 USB 포트에 아이폰을 접속시키면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고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시리를 구동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을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 운전대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핸즈프리로 시리에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강화하기 위해 시리에서 새롭게 지원되는 `아이프리(Eyes Free)` 기능도 활용하게 된다. 아이프리 기능이란 운전자가 시리를 구동,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봐야 할 필요를 없애준다. 운전 중에 산만해지지 않도록 스마트폰 스크린을 끈 상태에서도 시리를 구동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올 가을 iOS 6과 함께 제공된다.
이 소식을 인용 보도한 디지털프렌드는 자동차의 시리 통합이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인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전략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데서 벗어나 애플이나 구글 등 모바일 소프트웨어들의 뒤로 한발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디지털프렌드는 “포드의 마이포드 터치, GM의 마이링크 등 자동차 업체들은 내비게이션, 음악/앱, 기타 기능들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은 직관적이거나 사용하기 쉽지 않으며 심지어 기능들도 미숙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시리는 그에 비하면 사용자들에게 친숙하다. 모바일 업체들이 더욱 풍부한 필수 기능들을 사용하기 쉽고 완성도 높게 제공하는데 굳이 자동차 업체 스스로의 제한적이고 초보적인 시스템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체 가운데 GM만이 시리 통합 신차 모델과 출시 일정을 밝혔다. 2013년 출시되는 쉐보레 스파크와 소닉에 적용된다. 혼다와 도요다는 정확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