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축구경기에서 찬스 때 골을 넣지 못한 선수가 `루저(패배자)` 일까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개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 협력기구(APEC) 창업컨퍼런스`에서 제프 호프만 컬러자르 대표가 한 말이다. 앞서 한국인 기업가는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하면 실패자로 낙인찍힌다. 실패 공포와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호프만 대표는 다시 유로 2012를 예로 들며 “(골을 못 넣은 선수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 와 골을 넣으면 그는 `위너(승리자)`가 된다”며 “사업에서는 실패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때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용기를 내서 뛰어들어 성공한다면 그 사람은 `패배자`가 아니며, 다만 한번 실패에 다시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패배자`라는 설명이다.
호프만 대표는 실패를 최소화하려면 “사업 과정에서 리스크(위험)를 줄여야 한다”며 “멘토링을 받고 아이디어를 검증받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라”고 제안했다. 조너선 오트만스 카우프만재단 이사도 “창업가에게 `실패`란 단어는 단지 `중단`만을 의미한다”며 “성공에 다다르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창업가 대부분이 실패를 반복하는 만큼 실패를 과정으로 보라는 주문이다.
앞서 프라이스라인(Priceline.com) 공동 창업자였던 호프만 대표는 `기업가 여행:아이디어에서 실천까지` 기조강연에서 자신의 프라이스라인 창업과정을 흥미롭게 소개해 주목받았다. 발표를 정리하면 호프만 대표는 당시 인터넷을 검색해 새로운 기술, 입법내용, 정부 지원프로그램,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순위 등을 노트에 적었다.
이어 날마다 노트를 들여다보며 `어제는 할 수 없었지만 이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호프만 대표는 “당시 `과잉제고`와 `호텔빵`(호텔에서 판매하지 못해 남은 빵)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고민하다가 만든 게 프라이스라인”이라며 “5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30억달러 가치 회사가 됐다”고 소개했다.
사업 과정에서는 `멘토`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호프만 대표는 “돈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투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투자자는 그만큼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고 기업가는 투자자의 멘토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트만스 이사는 `스타트업 규칙` 강연에서 스타트업에게 자금이 필수요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트만스 이사는 “벤처자본이 들어온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멘토와 충분히 협의해 사업화 방향을 세운 다음 창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은 “요즘 젊은이는 세계화를 접한 `글로벌 키즈`세대”라며 “행사는 우리 청년이 세계 청년창업가들과 `창업의 꿈`을 함께 꾸고, 고민하고 공유하기 위한 자리가 필요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11·12일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APEC, 경제를 시동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는 정부가 APEC기금 공모과제에 응모해 APEC 공식사업으로 진행됐으며 APEC기금에서 예산 지원도 받았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